하지화 역시 연예계 데뷔를 생각도 하기 전에 유명세를 먼저 얻어 버렸다. 다만 ‘악플’을 통한 유명세였던 터라 별명 역시 ‘악녀’였다. 평범한 대학생이던 하지화는 지인 소개로 케이블 채널 Mnet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아찔한 소개팅(아찔소)>에 출연하게 됐다. 방송 콘셉트 상 그는 상대 남자를 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했다. 이로 인해 프로그램은 재밌게 완성됐지만 이로 인해 하지화는 ‘악녀’라는 별명을 얻는 동시에 엄청난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뒤에서 악랄한 짓을 한다느니, 호박씨를 깐다느니 별의별 소리를 다 들었어요. ‘아찔소 사상 최고의 악녀’라는 소리는 물론이고 ‘아찔소 악녀 하지화의 여우 짓에 네티즌들 화 잔뜩’이라는 기사까지 나왔을 정도니까요. 특히 우리 부모님까지 욕하는 악플을 봤을 땐 너무 힘들어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냥 제가 악녀로만 알려지는 게 싫었어요. 가수로 성공하면 그때의 모습이 하나의 방송 콘셉트였을 뿐이었다는 걸 모두가 알아줄 거라 생각했어요. 여성 그룹의 멤버로 랩을 담당하게 돼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데 정말 아쉬워요. 그때 같이 준비했던 다른 멤버는 회사를 옮겨 지금은 유명 걸그룹 멤버로 활동하고 있어 더욱 안타깝죠.”
그렇게 연예계와의 인연을 끊은 하지화는 다시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가려 했다. ‘아찔소 악녀’ 이미지 때문인지 다양한 예능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에서 출연 섭외가 들어왔지만 이를 모두 거절하고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려 한 것. 그런데 자신이 고정 게스트로 출연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던 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생각이 달라졌다. 자신이 거절한 뒤 캐스팅된 여자 연예인이 그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덤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 것. 그래서 요즘 하지화는 다시 연예계 정식 데뷔의 기회를 엿보며 준비에 들어갔다.
“저하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정말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한참 유명세가 있을 때 들어왔던 출연 제안을 거절했던 게 많이 아쉽기도 하지만 제 운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연예인이 되려면 진정한 제 실력으로 돼야죠. 그래서 연기 연습도 열심히 하고 예능 프로그램 모니터링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요즘 하지화는 다양한 연예기획사들과 접촉하며 본격적인 연예계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악녀 하지화’가 아닌 ‘연예인 하지화’로 모든 이에게 자신의 이름이 기억되길 바란다는 소박한 목표와 함께.
글=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