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린 A 씨는 쿠팡에 전문 배송인력으로 지원했으나, 채용팀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쿠팡 채용 홈페이지
A 씨는 글을 통해 “지난 6일 있었던 면접에 합격했으나 당초 채용공고에는 언급이 없었던 ‘운전 테스트’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와 관련해 문의를 하고 싶었지만) 쿠팡은 ‘전화 문의는 받지 않겠다’고 밝혔고, 당일 시간과 장소만 통보했다”고 밝혔다.
기존 채용 공고에는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이 전부였으나, 원서 접수 이후 갑작스레 ‘운전 테스트’라는 전형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채용담당자는 “채용과정에 있어 신설된 전형에 대해 문의하지 마라”고 일방적인 문자 공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처음 테스트 내용을 통지한 메일에서는 운전테스트 합격 여부를 2~3일 내로 알려준다고 했지만, 채용 담당자는 ‘테스트 다음 날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또 다시 2~3일 뒤로 미뤘다”면서 “그런데 그 날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고, 일주일 뒤에야 연락이 왔다”고 했다. 결국 채용 담당자는 합격 발표 일정를 4번 번복한 셈이다.
하지만 일주일 뒤에야 합격 여부를 전달받은 A 씨는 모집 전형에서 탈락했다. 이에 불합격 이유를 묻자 채용 담당자는 “(테스트를) 더 잘하신 분들이 뽑히셨다”고 답했다.
이어 A 씨가 “합격자가 다 찼으면 (온라인) 채용공고를 내려야 하지 않냐”고 반문하자, 채용 담당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당초 채용 공고에는 ‘운전에 미숙하더라도 열정이 있으면 지원 가능’이라고 적혀있었지만, 이 부분 역시 합격자 발표 이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갑질채용’에 대한 불만은 A 씨뿐이 아니었다. 같은 게시판에 B 씨도 쿠팡의 ‘갑질 채용’을 고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B 씨는 글을 통해 “(문의했으나) 그쪽에서는 짜증섞인 말투로 답했다. 문의 전화에 짜증을 그렇게 내시니 당연히 을의 입장인 저로서는 알겠다고 하고 기다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물론 모두의 사정에 맞춰줄 수 없는 것도 알지만, 회사의 입장이라고 백번 양보해 생각해도 전혀 공지하지 않으며 무조건 기다리라는 식의 횡포는 이해가 되지 않고 화가 난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운전 테스트 절차 통보) 과정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면서도 “직무 특성상 운전은 필수이며 구직자들은 이를 당연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채용 담당자의 연락 거부’ 의혹에 대해선 “업무의 혼선으로 연락이 어려웠을 수는 있지만, 거부나 회피는 말이 안 된다”며 “수천 명의 인원 채용으로 면접 과정에 따라 (채용)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 일정 번복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전 공고 내용과는 무관하게 ‘운전 테스트’라는 전형이 갑작스럽게 추가됐다는 점에서 ‘채용 갑질’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