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나무 열매 제거 작업 모습
길 위에 노랗게 쌓인 은행잎은 아름답지만 열매에서 발생하는 지독한 냄새로 인해 은행나무는 종종 가을 불청객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영등포구에서 은행나무와 관련해 받은 민원만해도 올 한해 34건에 이른다.
그러나 은행나무는 병충해에 강하고 도심 오염물질 속에서도 생명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도심의 가로수로 가장 적합한 종이라는 장점을 가졌다.
이에 구는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활용하되 악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열매가 열리지 않는 수나무로 바꿔심기로 하고 이달 말까지 교체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이번 사업은 서울시 예산 1천 5백만원을 지원받아 우선 시범적으로 10그루에 대해 교체 작업이 진행되며, 나머지는 단계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은행나무 교체 대상으로는 지하철 출입구 주변이나 횡단보도, 전통시장 근처 등 보행자 통행량이 많은 도로 주변 가로수를 선정했다. 양평역, 영등포청과시장사거리, 영신로 등이다.
기존의 암나무 자리에 수나무를 식재하고 수목보호판과 보도블록 복구 작업 등을 함께 진행하게 된다. 새로 심는 은행나무는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개발한 DNA 분석법을 통해 수나무로 판별된 것이기 때문에 열매가 전혀 열리지 않는다. 원래 있던 암나무는 철도변 녹지대로 옮겨 심어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구는 교체하지 않은 암나무 은행나무에 대해서도 열매를 수확해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하거나 낙엽은 퇴비로 재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은행나무 열매로 인해 주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어 이번에 암수나무 교체 작업을 실시하게 됐다.”며 “시민들이 악취 없이 쾌적하게 가로 경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