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전년도 MVP 선수가 전지훈련 가서 ‘건방떨며’ 운동했다가는 다음 시즌에 곧바로 ‘개털’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개털’선수도 이 기간을 계기로 ‘범털’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훈련만 힘드냐? 그건 아니다. 신체 건강한 팔팔한 나이에 한 달이 넘도록 집 떠나 있으면 ‘분출’ 못하는 괴로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부인 또는 애인한테 얼마나 미안하겠나. 특히 야구선수들은 시즌 끝나고 주로 겨울에 결혼식을 올리는데 결혼한 지 1∼2주 만에 전지훈련을 떠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꼭 신혼이 아니더라도 기혼 선수들은 출국날 비행기 안에서 좌석에 앉자마자 대부분 곯아떨어진다. 이유는 뻔하다. 전날 부인과 엄청난 전투(?)를 치렀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선수라면 외국 경험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해외전지훈련 때문이다. 대부분 세계적인 관광지인 괌, 호주, 하와이, 플로리다 등지를 찾아다닌다. 가장 힘든 일이 앞서 얘기한 부분이다. ‘호르몬’이 분기탱천해 있는데 환상적인 ‘걸’들이 눈앞에 왔다갔다하면 그 ‘호르몬’이 무거워 앞으로 고꾸라질 정도다. 그래서 생기는 웃지 못할 일들이 많다.
해태시절 하와이로 전지훈련을 갔는데 하루는 휴식날 동료 선수 2명과 함께 와이키키 해변으로 놀러나갔다. 해변가를 걸으며 수많은 환상적인 ‘걸’들을 침 흘리며 감상하고 있을 때였다. 숨이 꼴딱 넘어갈 정도의 미인들 3명이 오일을 건네주면서 몸에 발라달라고 하는 거였다. 그러면서 엎드리고는 비키니 상의를 홀랑 벗으며 “땡큐”를 날리길래 우리는 속으로 ‘우리가 땡큐지’하며 최선을 다해 상하체를 넘나들었다. 그렇게 대한남아의 친절함을 세계적으로 알린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 그 후유증 때문에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문제는 다음날 터졌다. 야간 운동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방으로 전화가 왔다. 한국에 있는 와이프였다. 대뜸 “금발 여자와 데이트한 게 사실이냐”고 물어 깜짝 놀랐다. 전날 해변에서 오일 발라주는 걸 모 스포츠 신문 1면에 ‘이병훈 하와이에서 금발 여성과 꿈같은 망중한’이라고 내보낸 것이다. 그것도 2명은 제외하고 나만 단독으로 실었다. 가뜩이나 그 일 때문에 밤새 괴로웠는데 바람 핀 걸로 오해까지 받았으니 죽을 맛이었다. 그 일로 인해 한 가지 얻은 교훈이 있다. 전지훈련 가서는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 사실을. S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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