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추운 겨울철에는 비나 눈으로 인해 지면이 미끄러워지기도 하고, 낮은 기온에 근육 수축 및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등 낙상 사고의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특히 노년층이나 골밀도 수치가 낮은 여성들을 대상으로는 낙상사고로 인한 부상 우려의 목소리와 예방 및 당부의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반면 젊은 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균형 감각이 좋고 관절, 척추 등이 보다 건강하다는 이유로 낙상 사고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겨울철 낙상은 20·30대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연령별 낙상 사고로 인한 부상 부위 달라, 젊은 층은 발목 부상 많아
겨울철 낙상 사고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를 살펴보면 2030 젊은 층은 발목 부상이 가장 많은 편이고, 고령층은 척추압박골절이나 고관절 골절이 주를 이룬다.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정훈재 병원장은 “젊은 층 낙상 사고로 인한 발목 부상의 원인으로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다 오히려 발목에 무리를 주는 경우, 스키, 스노보드와 같은 겨울 스포츠 활동으로 인한 외상, 추운 겨울 갑작스러운 신체 활동 등으로 인한 부상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낙상 사고는 적극적인 치료와 대처만으로도 빠른 회복을 보일 수 있지만,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거나 ‘금방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적절한 조치 없이 방치할 경우 만성 발목 불안정증이나 발목 관절염 등 2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 까다로운 족부, 발목 관절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기 치료해야
낙상 사고로 인한 발목 부상으로는 발목이 심하게 꼬이거나 접질렸을 때 발목 관절을 지탱하는 인대들이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발목 염좌, 낙상에 의한 충격으로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골절 등이 있다.
특히 발목을 구성하는 뼈 중에서 정강이뼈 아래 부분인 경골 천장이나 발목 가장 위쪽 뼈인 거골 부분이 골절될 경우 발목 관절염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치료와 재활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손상된 인대 역시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발목이 자주 접질리는 등 만성불안정증이 발생함은 물론, 체중을 지탱하는 무게중심이 올바르게 형성되지 못하고 한 쪽으로 쏠리게 되어 발목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목 관절염은 발목의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지거나 손상되어 관절 간격이 좁아지며, 심한 경우 뼈끼리 맞닿게 되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관절이 손상되면서 주변에 뼈 조각이 가시처럼 자라나는 골극이 형성되어 보행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발목 관절염 환자들은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단순 통증으로 치부하고 찜질 등 자가치료를 시행하다 상태가 악화되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발견할 경우 약물 및 운동치료와 같은 보존적 방법으로 상태가 호전될 수 있지만, 중기 이후부터는 수술적 방법이 동원된다.
발목 관절염 중기에는 내시경을 이용해 손상된 관절 면을 다듬고 봉합하는 관절내시경 수술과 발목 관절의 정상 연골이 남아있는 쪽으로 체중을 옮겨주는 절골술 등을 시행하게 된다.
중기 발목 관절염은 자기 연골을 보존하는 방법의 수술법을 사용하지만, 만일 발목 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와 뼈가 맞닿게 될 정도의 말기 관절염이라면 발목 인공관절 치환술로 치료해야 한다.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정훈재 병원장은 “발목은 무릎에 비해 뼈가 작고 구조가 복잡해 수술이 까다로운 편으로, 적절한 위치에 발목 인공관절을 삽입하지 못하거나 조금만 어긋날 경우 탈구가 일어날 수 있어 고도의 기술과 풍부한 경험이 필요한 수술”이라고 말했다.
또 관절염이 진행되는 동안 연골 손상뿐만 아니라 발 뼈가 틀어지는 등 3차원적인 변형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환자 상태를 전반적으로 분석하고 적절하게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족부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다.
박영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