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왼쪽), 이봉주 | ||
야구계의 ‘연봉 킹’ 이승엽(27•삼성)이 받는 연봉은 무려 6억3천만원. 에인트호벤으로 간 박지성의 올 시즌 연봉도 60만달러(약 7억2천만원)에 이른다.
연봉 대박을 터뜨린 젊은 스타선수들은 과연 이 큰돈을 어떻게 굴릴까. 스포츠스타들이라고 달리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철 장사’로 끝나는 현역 이후의 생활을 위해 누구보다 알뜰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재산을 불려나가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국내 최고액 연봉자인 이승엽의 재산관리는 그동안 아버지 이춘광씨의 몫이었다. 이씨는 지금에서야 입이 벌어질 정도의 엄청난 연봉을 챙기게 됐지만 아들의 프로 데뷔 후 5~6년 동안은 그렇게 큰돈을 모으지 못했다고 한다. 연봉이 1억원을 넘긴 시기가 99년부터였으니 최근 2~3년간 목돈을 만졌을 뿐 그 전에는 재테크라고 말할 수 있는 돈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현재 이승엽은 부모가 살고 있는 50평형 아파트와 이승엽 부부가 거주하는 33평형 아파트 등 두 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 이씨 앞으로 명의를 올리지 않은 이유는 이미 두 채의 집이 있기 때문. 이씨는 “땅을 사 놓거나 빌딩을 구입할 만큼 목돈을 모으지 못했다. 돈이 들어오면 무조건 은행에 갖다 맡겼다. 재테크는 평범한 게 제일이다. 잔머리 굴리다가 화를 당할 수 있다. 현재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재테크 철학을 강조한다.
지난해부터 며느리 이송정씨한테 조금씩 돈 관리를 맡기기 시작했다는 이씨는 올 시즌부터는 모든 걸 일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물론 굵직한 부분들은 아직 이씨가 처리하지만 구단에서 보내는 월급은 며느리 통장으로 들어가게끔 해놓았다. “그동안 벌여놓은 것들을 한쪽으로 취합해서 며느리한테 다 보내려고 한다.
▲ 박지성(왼쪽), 김병지 | ||
‘봉달이’ 이봉주(33•삼성전자)의 재테크는 출산을 앞두고 있는 아내 김미순씨가 담당한다. 약혼한 이후부터 이봉주의 월급과 상금 등을 관리하며 안목을 넓힌 덕분에 지금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알뜰한 재산을 만들어 놓았다.
일단 이봉주 부부는 현금을 소유하지 않는다. 목돈이 들어오면 대부분 부동산에 투자한다. 건물이 아닌 개발 가능성이 있는 땅을 사들이는 것. 평수도 3백 평 미만이 대부분이다. 또 한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서울 근교와 지방 등지로 분산시켰다. 현재 양평, 경기도 이천, 본가가 있는 천안, 용평 등지에 이봉주 명의로 돼 있는 땅들이 있다.
김씨는 “항상 목돈이 준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좋은 땅이 있다는 정보가 들어오면 적금 부은 걸로 대출을 받아서 일단 땅을 구입했다가 나중에 다시 되갚는 방법으로 땅을 사들였다. 현금이 있으면 자꾸 쓰고 싶고 은행은 이자가 너무 싸서 적금 붓는 것 이외에는 돈을 묵혀두지 않는다”며 재테크 노하우를 밝혔다.
김씨는 한때 오피스텔 임대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씨 좋은 이봉주가 세입자의 요구에 자꾸 임대료를 내리는 바람에 별다른 재미를 못보고 손을 떼야 했다고.
올 시즌 연봉만 60만달러인 박지성(23•에인트호벤)은 일본에서 J리거로 활동할 때의 월급이 3천5백만원이었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씨는 그동안 일본에서 보내오는 돈을 저축만 했을 뿐 별다른 재테크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건 못해도 앞으로 박지성이 결혼 후 살게 될 제대로 된 집 한 채는 장만해줄 계획이다. 박지성이 워낙 집을 가꾸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아들이 반할 만한 보금자리를 물색할 생각이라고. 박씨는 투기 목적이 아닌, 순수한 집 장만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박지성이 그동안 일본에서 번 돈과 월드컵을 통해 얻은 수입으로 부모가 살고 있는 수원 집을 장만했고 남은 돈은 은행으로 ‘직행’했다고 한다. 앞으로 안정된 수입원을 만들기 위해 임대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박씨는 아들이 엎어지고 넘어지면서 번 돈이기 때문에 결코 함부로 사용할 수도, 투자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이 호황을 누릴 때 펀드 매니저를 통해 주식 투자를 했던 김병지(33•울산 현대)는 얼마 전부터 아예 주식에서 손을 뗐다. 지금은 수익은 적지만 결코 손해볼 일이 없는 저축과 적금을 통해 재산 관리를 하고 있다.
스타플레이어 A선수의 경우는 강남에 10억원대가 넘는 집을 장만해뒀는데 무슨 까닭인지는 몰라도 주위 사람들에게 절대 알리지 않고 쉬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