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지사.
이미 야권은 분열된 상태다. 이들 외에도 천정배 신당을 비롯해 한때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생)그룹’의 선두주자였던 김민석 전 의원의 민주당, 이상이 제주대 교수의 복지국가당 등으로 사분오열됐다. 박 의원과 박 전 지사가 야권 발 정계개편의 ‘계륵’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자 박 의원은 연일 안 의원 구애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9일 안 의원을 향해 “새정치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야권에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광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메아리 없는 주장과 비판을 계속하면서 행동이 뒤따르지 않으면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의원은 12월 초 서울 모처에서 안 의원과 비공개 단독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도 안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했지만, 안 의원은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로 갈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 범주류 당직자는 이와 관련해 “박주선 신당은 안 의원이나 천정배 의원의 도움 없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문제는 천 의원 등이 박주선과 손잡는 순간 ‘구태 프레임’의 덫에 걸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 측 관계자는 박주선 신당과의 통합과 관련해 “그건 그쪽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천 의원 측 역시 일단 거리두기에 나선 셈이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광주 8개 지역구 중 인구 하한선에 미달하는 지역은 박 의원 지역구인 ‘동구’뿐이다. 강기정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역구인 북구갑과 합구될 가능성이 크다. 전남대학교 운동권 출신의 강 의원의 지역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의원이 독자적으로 총선 돌파를 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강 의원은 국회에 최소 인원을 남겨둔 채 광주로 내려가 바닥 표 훑기에 나섰다.
이달 들어 경기도당 등 지역조직 구축에 나선 박 전 지사는 도당 창당 과정에서 새정치연합 의원과 야권 지지층에 환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지사는 “모든 세력을 뜨거운 용광로에 넣어 통합하는 것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향후 통합 과정에 적극적으로 임할 뜻을 밝혔지만, 사실상 조직력도 인지도도 낮은 박 전 지사가 정계개편의 변수가 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경우에 따라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도 있다. 선도 탈당파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