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잠실에서 우연히 중국집 주인 아저씨를 만날 수가 있었다. 그 주인이 말하기를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스포츠신문을 읽는다고 한다. LG 관련 기사를 찾기 위해서다. 만약 LG가 경기에서 이기고 더욱이 완봉으로 승리했다는 기사가 나오면 그날 하루는 일용직 배달원을 써야 될 정도란다.
그런데 중국집 주인 아저씨가 신바람을 내던 일들을 요즘 들어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경기에 대승을 거두고 결정적인 승리 타점을 올린 선수도 전처럼 구장 내 식당을 이용한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까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면 종류를 먹으면 경기 시작할 무렵 소화가 되는 바람에 불편한 일들이 벌어진다고 한다. 즉 타석에서 투수를 노려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 갑자기 트림이 나오는 등의 황당한 일들이다. 그리고 밥 종류를 먹어도 음식 자체가 워낙 기름지다보니까 2루타나 3루타를 치고 전력 질주하다보면 여지없이 속이 울렁거린단다. 그래서 그때부터 ‘쏘는’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그래도 기분 좋게 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캔커피 같이 부담 없는 음료수나 원정 갔을 때 선수들 출출할 시간에 간식 종류는 팍팍 사주는 게 좋다. 사실 밥을 사든, 음료수를 사든 같이 고생하는 선수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겠다는 마음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닌가. 만약 좋은 성적 내고 친한 선수 몇 명 불러서 ‘한잔’ 때리고 그 다음날 야구장에서 ‘헬렐레’거리면 이건 정말 큰 문제다.
사실 예전에는 전날 잘했다고 선수들한테 한턱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정말 친한 선수 몇 명하고 새벽까지 부어라 마셔라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심지어 전날 경기 때 홈런 두 방 치고 안타도 치고 방방 뛰던 선수가 다음날 경기에서 안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우는 전날 경기가 끝나고 기분 ‘뿅’간 상태로 술 퍼먹다 무슨 사고가 났던가, 아니면 술이 덜 깬 상태로 야구장에 왔다가 감독과 마주치고 술냄새 팍팍 풍겨 괘씸죄로 시합에 못나온 경우다. 이런 부류의 선수들은 어쩌다 한번 잘하고 광분한 나머지 기분 조절이 안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주전 멤버에다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는 한 경기 잘했다고 해서 술 퍼먹고 ‘헬렐레’하지 않는다.
만약 좋은 성적 내고 팀 동료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다면 경기력에 도움되지 않는 ‘짓’은 절대 하지 말자. 특히 술자리를 만들어 동료를, 더 나아가 팀에 악영향을 미치는 ‘짓거리’는 절대 안된다.
S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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