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6경기를 중계하는 동안 하루에 두 경기를 중계한 날도 있었다. 그런데 두 번째 경기 후반쯤 가서는 여러 차례 발음에 ‘삑사리’가 날 정도였다. 입으로만 ‘설레발’ 치는 우리도 죽겠는데 시합을 하는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 중에서도 제일 힘든 사람은 누구겠나. 물론 연패를 한 감독이 가장 열 받겠지만 두 경기 동안 10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타자는 정말 죽을 맛이다. 이런 경우 타율이 1푼 이상 떨어진다.
지난달 일이다. 그날도 비가 와서 경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훈련중인 선수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그런데 훈련 중간에 몇몇 선수는 휴대폰을 가지고 나와 구석진 곳에 ‘짱’박혀서 누군가와 통화를 했고 대부분 훈련 후 만날 약속을 정하고 있었다.
나는 그날 전화를 한 선수들을 기억해뒀다가 다음날 상태를 확인해 봤는데 그 중 투수들은 보질 못했고 타자들을 만나보니 역시 ‘맛’이 간 상태였다. 그 선수들은 주전 멤버였고 전날 밤의 대활약(?)을 무지하게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후회해 봐야 때는 늦으리. 그들의 두 경기 성적은 모두 합해 23타수 2안타. 정말 비참했다. 주축 선수들이 이 정도로 ‘버벅’거렸으니 팀은 두 경기를 모두 패하고 그 후유증으로 다음날 경기마저 패해 결국 3연패를 하고 불쌍하게 짐을 꾸렸다. 경기가 없는 날 체력을 비축할 생각은 하지 않고 ‘탱자 탱자’ 놀았으니 페이스가 뚝 떨어질 수밖에.
야구는 장마와 무더위가 찾아오는 6∼7월에 결판이 난다. 그런데 일부 선수는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되면 마치 길 가다가 돈 주운 것처럼 ‘헤벌쭉’거린다. 그런 날은 평소보다 더 많이 뛰어서 땀을 완전히 뽑아내야 한다. 그래야 다음날 몸이 가볍다.
솔직히 필자도 여러 번 경험을 했다. 분명히 일기예보에서 다음날 강수량이 장난 아니라고 하길래 마음 놓고 퍼마셨다가 아침에 호텔 창문 틈으로 햇빛이 내 ‘귀싸데기’를 강하게 때릴 때 황당해했던 경험 말이다. 한번 그러고 나면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반드시 부상이 따라온다는 사실이다. 그날의 ‘주축’ 중에는 현재 근육통으로 시합에 못나오는 선수도 있다. 선수 여러분! 비 내리는 날은 ‘잘 쉬는 날’이지 ‘잘 노는 날’이 아니라는 걸 명심합시다!
S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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