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8강전에서 만난 스페인 대표 출신 모리엔테스가 속한 AS모나코는 탄탄한 조직력이 돋보이는 팀이었어요. 막강한 수비를 뚫기가 힘들었고 공격 쪽에서도 부진한 바람에 결국 1-2로 지긴 했지만 후반전에 조금만 더 분발했더라면 무승부를 이룰 수 있었을 겁니다.
우리 팀은 AS모나코와의 경기를 앞두고 홈에서 열리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전날 합숙을 하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철저히 했어요. 히딩크 감독의 ‘정열적인’ 설명이 곁들여지는 비디오 분석을 통해 작전도 짜고 맡은 역할에 대해 복기를 거듭하는 등 모처럼 진지하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팀워크를 다져갔습니다.
문제는 제 자신입니다. 아직까지도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거든요. 이상하게도 연습할 때는 펄펄 날다가도 본 게임에만 들어가면 몸놀림이 굳어지는 거예요. 적응력 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렸는데 문제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시간과 경험만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어요. 공언하건대 앞으로 한 달 내에 몸 만들기서부터 적응력까지 ‘풀코스’로 해결해 보려고 해요. 아마도 올 초 무릎 부상으로 리그를 쉬었던 게 아직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아요.
21일은 (송)종국이형이 소속된 페예노르트와의 원정 경기가 열립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당한 수모(?)를 라이벌팀인 페예노르트와의 경기에서 만회하고자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라 아마도 경기가 재미있어질 것 같아요. 물론 이 글이 독자 여러분에게 읽힐 때면 이미 그 결과가 나와 있겠지만요.
좀 더 침착하고 자신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제 단점이 무엇인지를 너무나 잘 알면서도 실전에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자주 되풀이돼선 안되겠죠. 외국 선수들과 생활한다는 것, 감독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아무리 떨치려고 노력해도 사라지지 않는 ‘외로움’ 등이 ‘짬뽕’이 돼 제 발을 자꾸 무겁게 하는 것 같아요.
여러분의 눈에 제 발놀림이 가벼워 보일 때가 있다면 ‘박지성이 드디어 네덜란드 리그에 적응을 했구나’ 하고 축하해주셔도 될 것 같아요. 그날이 빨리 오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9월18일 에인트호벤에서
※21일(현지시간) 에인트호벤과 페예노르트전에선 에인트호벤이 3-1로 페예노르트를 제압했지만 박지성은 후반 시작과 함께 롬메달과 교체됐다.
-
‘바둑여제’ 최정 vs ‘천재소녀’ 스미레, 여자기성전 결승 관전포인트
온라인 기사 ( 2024.11.26 14:51 )
-
UFC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 방한…‘페레이라 웃기면 1000만원’, VIP 디너 행사로 한국팬들 만난다
온라인 기사 ( 2024.10.17 05:34 )
-
[인터뷰] 스포츠 아나운서 곽민선 "관전부터 e게임까지 축구에 푹 빠졌어요"
온라인 기사 ( 2024.11.14 1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