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 안을 통과시킨 정치권은 장사치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을 위하는 척 선거구획정안을 두고 쟁점법안 통과를 전제하는 새누리당이나 이를 저지하는 더민주당의 속내에는 결국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와 안철수 국민의 당을 견제하기 위한 치졸한 속셈밖에 없음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의 결정으로 경남의 거함산선거구 유지와 양산시의 분구가 확실시되면서 그 희생양으로 창원 성산구와 의령·함안·합천 선거구가 거론되고 있다.
법의 잣대로 보자면 새누리당 경남도당 위원장 강기윤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 성산구가 없어지는 것이 맞는다는 주장과 통폐합이 손쉬운 의령·함안·합천으로 정하자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전략적인 측면을 예시하며 성산구의 분리가 이로울 수 있다는 주장을 살펴보면 야권 성향의 근로자가 많은 성산구는 19대 총선 당시 단일화의 실패로 새누리당에 양보해야 했던 아픔을 만회하기 위해 노회찬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확률이 높고 또 최근 정부와 민노총, 한노총 등과의 관계가 녹록치 않아 새누리당 출마자의 고전이 예상된다는 분석 등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도 성산구가 없어질 확률은 적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또 다른 분석이다. 현역의원이 가진 요지부동 기득권의 작용을 염두 한 예상이다.
이에 대해 의령·함안·합천 선거구 주민들은 지역이 분리되어야 하는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지역구 의원이 없어 민심에 반하는 선거구 통폐합이 이루어진다면 선거불참 등을 거부하여 정치권을 심판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민들은 “밀양·창녕 선거구와 통폐합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밀양 나노산단국가산업단지 구축과 함안군의 시 승격 등의 추진으로 인구가 증가하게 되고 바로 다음 21대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에서 또다시 분구를 해야 할 판인데 정치권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집단이라는 비난을 듣지 말라”고 충고했다.
지역민들은 또 정치권이 무슨 자격으로 위기의 국가를 구하고 독립과 교육을 이끈 인물을 배출한 지역 그리고 주민 간의 동질성이 살아 숨 쉬는 우리 지역 앞에 당리당략과 의원의 개인적인 이익만 앞세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폐합을 추진하면 입법기관 스스로 불법을 저지르는 딜레마에 빠져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주민들은 정치권과 새누리당을 향해 ‘시간이 지나면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는 오판은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냄비근성만 믿고 여기가 자기네의 텃밭이라는 자가당착은 민심을 잃는 결정적 패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령·함안·합천 3개 군 모두 6.4지방선거 당시 여당의 공천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켰던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경남 18개 시군의 발전과 인구증가 등을 약속하며 도지사에 당선된 홍준표 지사도 비난의 발언을 피하지 못했다. 인구가 모자라 선거구가 통폐합되는 것은 지역균형발전을 외친 도지사의 역량이 부족해 발생하는 현상인데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일언반구도 없는 홍 지사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합천 지역의 한 주민은 크나큰 시련이 닥칠 경우 정서적인 동질감이 있어야만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경험을 IMF 경제위기를 통해 체험했다면서 지역 정서나 동질감, 그리고 생활권마저 전혀 다른 지역과 선거구를 통폐합하는 것은 탁상정치의 우매함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고 비꼬았다. 또 합천을 개밥에 도토리마냥 취급하면 인내심을 발휘하는 군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안의 한 주민은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을 지키기 위한 2014년 10월 30일, 현행 선거구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헌재도 성난 지역민들 앞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혹, 지역민들이 헌재 앞에서 부당함을 시위해도 막을 명분이 그들에겐 없다면서 비록 인구는 작지만, 넓이는 도시의 몇 배나 돼서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가 도시지역 후보보다 훨씬 많은 발품을 팔아야 하는 고충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지역 정서를 무시하고 법의 잣대만으로 판단한 헌재의 오판은 국민이 지적할 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윤성 기자 ilyo33@ilyo.co.kr
-
[경성대] LINC 3.0 사업단, ‘2024 제2회 경성 창업캠프’ 성료 外
온라인 기사 ( 2024.12.11 16:46 )
-
[기장군] 정종복 군수 “‘KTX-이음 기장역 정차 유치’ 끝난 것 아냐” 外
온라인 기사 ( 2024.12.14 00:03 )
-
KR 한국선급, ‘메인엔진·발전기 최적 정비 위한 CBM 기술’ 개발
온라인 기사 ( 2024.12.12 0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