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무가내형’ 이강철(왼쪽)과 단장 부인 읍소에 ‘순한 양’으로 변했던 정삼흠의 선수 시절 모습. | ||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작년은 일명 ‘배수의 진’이다. 연봉협상은 크게 비교형, 막무가내형 등 두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비교형은 주로 고교나 대학시절, 프로 라이벌을 의식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롯데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은 늘 정민태와 비교해 최고 연봉을 요구했다. 마무리 진필중, 임창용 간의 신경전도 매년 볼거리를 제공한다.
막무가내형은 프로야구 출범초기에 주로 나타났던 유형으로 마해영과 임창용, 이강철이 대표선수(?)로 꼽힌다. 특히 이강철은 지난 2000년 연봉협상에서 99시즌에 단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했음에도 불구, 다년 계약과 연봉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관철되지 않으면 타구단으로 이적도 불사할 것”이라며 구단을 협박(?)하기도 했다. 이런 유형의 선수들은 연봉에 불만이 있으면 잠적도 불사하는 것이 특징.
선수가 벌이는 구단과의 자존심 싸움도 대단하다. 최동원이 지난 88년 겨울을 마지막으로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이유도 구단과 ‘100만원’도 채 안 되는 금액차이였지만 논란이 가중돼 인신공격성 발언이 오가면서 방향이 묘하게 틀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협상과 관련해서는 술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지난 93년 겨울, 최종준 LG 단장과 정삼흠 투수는 술 전쟁을 치르며 연봉 실랑이를 벌였는데 정삼흠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순순히 도장을 찍은 것. 알고 보니 밤낮으로 술에 지친 남편을 보다 못한 최 단장의 아내가 정삼흠에게 전화를 걸어 “협상도 좋지만 제발 남편 좀 집에 보내달라”고 하소연한 것이 결정적으로 먹혀들었다고 한다.
김관식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