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박주영. 그를 두고 본프레레 감독과 이회택 위원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 ||
이 위원장은 지난 18일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훈련장 주변에서 조깅을 하다가 기자들과 만나 담소를 나눴다. 기자들이 한국축구를 빛낸 인물로 명예의 전당에 선정된 사실을 알려주자 “그게 뭐냐? 좋은 거냐?”면서 “자격도 안 되는 사람한테 상은 왜 주느냐”며 쑥스러워했다.
“이 위원장 같은 공격수가 당시에 있었기에 한국축구가 발전하지 않았겠냐”고 기자들이 덕담을 건넨 후 곧바로 “박주영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덧붙여 물었다. 이 위원장은 “그놈 참 대단하지. 이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하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영리한 박주영은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보면서 자신이 갈 곳을 미리 파악하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또 창조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잘 다치지도 않는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선수가 대표팀에 뽑히지 않는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시기가 문제이지 박주영이 대표팀에 선발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평소 박주영의 대표팀 합류에 대해 시큰둥했던 본프레레 감독과는 상반된 내용이었고 이 위원장의 말 속에는 감독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꼭 필요한 선수를 굳이 외면하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도 포함돼 있었다.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의 무게감으로 봐서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은 수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이 고집 센 본프레레 감독이 한번 내뱉은 말을 쉽게 굽히지는 않을 거라면서 자신의 고집도 못지 않다고 부연 설명하며 자신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동국 외엔 더 좋은 공격수가 없다고 눈도 돌리지 않는 본프레레 감독과 박주영을 대표팀의 ‘히든 카드’로 내세운 이회택 위원장과의 보이지 않는 ‘파워 게임’의 결과가 사뭇 기대된다.
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