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팩트tv> 캡쳐
필리버스터 35번째 토론 주자로 나선 박 비대위원은 이날 “테러방지법은 아예 대놓고 전 국민에 대한 사찰 권한을 (국정원에게) 주는 것이다. 이것이 독재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면 뭔가”라며 “이렇게 위험한 법인 것을 알면서도 더민주가 이 필리버스터를 그만두고 싶겠는가. 이를 그만두면 존경하는 정의화 국회의장님께서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셔서 법이 통과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 저희가 왜 그만두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비대위원은 “선거 때만 되면 꼭 한 두 달 앞두고 무슨 사건이 발생한다”며 “그 사건이 늘 이념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늘 민주 진보 진영은 이러한 거대 공룡 정보기관이 파 놓은 함정에 빠졌다”며 “노무현 대통령 시절 2004년 총선 이후 단 한 번도 총선을 이긴 적이 없다. 진보진영은 늘 그 함정에 빠져서 스스로 분열했고 안에서 싸웠다”고 했다.
박 비대위원은 “지난 2012년 총선 때도 (여당은) 잠잠하던 제주해군기지사건을 갑자기 꺼내더니 바위를 폭파시켰다”며 “저는 그때 알았다. ‘또 함정을 파는구나’. 여기에 걸려들면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그때부터 시작된 국정원과 정보기관 프레임에 빠져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또 과반의석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에도 똑같다”며 “북한은 미사일을 하늘을 향해 쏘는데 그 미사일과 테러방지법을 연계시켜 결국 이념싸움을 이어가 다음 총선에서 진보진영을 분열하게 만들겠다는 이들(정부·여당)의 검은 마음이 국민 여론을 다시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민주의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에) 많은 국민들이 비판하고 계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쌓인 분노가 얼마나 컸으면 지금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한없이 해주기를 국민들이 원하겠는가”라면서 “화난 국민들, 분노한 국민들의 마음속 그 노여움을 제가 다 안고 가겠다. 저에게 분노의 화살을 쏘십시오. 제가 다 받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박 비대위원은 “대신 국민 여러분들께서 분노하신 만큼 4.13 총선에서 야당을 찍어달라”며 “대한민국이 온통 새누리당의 그 시뻘건 물결로 덮이는 걸 원치 않으신다면, 독재로 회귀하는 걸 원치 않는다면 누가 될지 모르는 내 아들딸이 감시당하는 걸 원치 않는다면 국민여러분께서 야당을 찍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더민주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한 것은 이번에는 (야당이) 독이 든 술독에 빠져선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필리버스터를 끝내면 법안은 통과되겠지만, 저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것을 저희가 다 안다”고 오열했다.
아울러 “그런데도 우리가 이걸 중단하는 것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며 “총선에서 승리해서 국민 여러분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믿어달라. 저희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