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위원이 아닌 대표팀 선수들의 선배이자 홍명보 코치의 절친한 친구라는 자격으로 황선홍 코치가 입을 열었다. 한때 선수로 활약했던 레베쿠젠의 바이아레나 경기장에서 기자들이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다가 시합을 앞둔 선수들의 심정을 대변하기에 이르렀다.
“열심히 안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사람 일이 어떻게 내 맘대로 되냐구. (최)진철이 보세요. 나이 서른 다섯 넘어서 몸 던져가면서 태클 넣고 수비수들 막잖아요. 그런데다 어떻게 손가락질 하냐구. 잘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거든. 잘할 거예요. 우리가 안 믿음 누가 믿겠어요. 믿어줘야죠.”
스코틀랜드에서 가나전을 앞두고 우연히 김진규를 만났다는 황 코치는 김진규가 전남 소속이었을 때 잠시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었던 스토리를 풀어내며 이런 얘기를 덧붙였다.
“(김)진규가 그러더라구. 자기의 실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문제 없다고. 볼 처리만 좀 다듬는다면 전혀 걱정할 게 없다구요. 큰 놈들이랑 싸워서 그 정도면 됐지 뭐. 안 그래요?”
황 코치는 비판은 좀 더 있다가 해도 늦지 않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또 다시 걱정이 됐는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얘기를 풀어나갔다.
“시합에 지려고 나가는 사람이 있겠어요? 모두가 어금니 물고 이빨 부득부득 갈면서 나가지. 애국가 나올 때 선수들 얼굴 봐 봐요. 살기가 묻어나잖아요. 모두가 절실하다구요. 간절하구요. 그렇게 했는데도 지면 할 수 없는 거잖아요. 이젠 하늘에 맡겨야죠.”
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