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문 때문에 이후 한화와 계약할 때 많은 제약이 있었다. 아무리 내 입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도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현진이가 가졌을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나이도 어린 녀석이 너무나 큰 ‘봉변’을 당해 야구 자체가 싫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와 현진이는 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갔다. 소문에서 도망치기보다는 오히려 프로야구판에 뛰어 들어 그 소문들이 한낱 루머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몸으로 보여주자고 약속했다. 현진이가 술과 담배를 즐기는 ‘망나니’인지, 내가 조폭 출신의 아버지인지는 지켜보면 알 것이라는 오기도 생겼다.
잊으려고 노력했고 어느 정도 잊혀지기도 했지만 가끔 그때 일을 떠올리면 가슴 한 켠에 큰 구멍이 뚫린 듯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우리 부자(父子)의 ‘스캔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