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시기부터 벤 애플렉의 연애 전선은 쉰 적이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첫사랑 샤이엔 로스먼과 무려 7년을 만났지만 1997년에 헤어진 뒤 그의 첫 ‘연예인 애인’은 기네스 팰트로였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에서 공연했던 그들은 이별과 재결합을 거듭하며 3년 동안 연인으로 지냈다.
벤 애플렉이 결혼 10주년을 즈음해 제니퍼 가너와 이혼한 것을 두고 유모와 불륜을 저질렀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때 만난 제니퍼 가너는 벤 애플렉의 첫 아내가 된다. 그들이 처음 만난 건 <진주만>(2001) 현장. 애플렉은 주연진 중 한 명이었지만, 제니퍼 가너는 단역이었다. 이후 그들은 <데어데블>(2003)에서 공연했고, 애플렉은 4.5캐럿 다이아몬드로 프러포즈를 했으며 2005년에 결혼했다. 그렇게 바이올렛(2005년), 세라피나(2009년), 새뮤얼(2012년) 세 아이를 낳았다.
크리스틴 오조니안이 유모로 고용된 건 2015년 4월이었다. LA에서 태어난 28세 여성이었던 그녀는 매우 활동적이며 쾌활한 여성이었다. 애리조나 대학을 나와 뉴욕에서 일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그녀는, 역시 유모였던 언니 케이티의 소개로 애플렉과 가너의 집에서 일하게 되었다.
셀러브리티의 집에서 유모로 일하는 건 낯선 일은 아니었다. 배우인 닐 패트릭 해리스의 집에서 두 아이를 돌본 적이 있었던 것. 게이인 해리스는 배우이자 셰프인 데이비드 버트카와 동성 결혼을 해, 두 아이를 입양했고 오조니안은 2년 동안 해리스의 집에서 일했다.
다만 시기가 좋진 않았다. 결혼 10주년을 즈음해 가너와 애플렉의 부부 관계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던 것, 하지만 부부는 소문을 일축이라고 하듯, 바하마 지역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고 여기엔 오조니안도 동행했다. 바하마는 오조니안의 남자친구가 사는 곳으로, 그녀 역시 가끔씩 바하마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런데 애플렉-가너 부부와 함께하던 2주의 휴가 기간 동안 오조니안은 오래 사귄 연인과 갑작스레 헤어졌다.
그리고 지난해 6월 27일 애플렉이 바하마에서 친구인 미식축구 선수 톰 브래디와 함께 전용기로 라스베이거스로 갈 때 오조니안도 동행했다. LA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라스베이거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오조니안이 곧장 집으로 갔는지, 라스베이거스에서 애플렉과 따로 시간을 보냈는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애플렉이 그곳에 간 공식적인 이유는 자선 포커 게임 참석이었다. 하지만 이후 제니퍼 가너는 그들이 함께 라스베이거스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오조니안을 해고했다.
사태는 갑자기 급박하게 돌아갔다. 6월 30일, 결혼 10주년이 지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벤 애플렉과 제니퍼 가너는 이혼을 선언한 것. 이후 가너는 아이들을 데리고 <미라클 프롬 헤븐> 촬영이 있는 애틀랜타로 떠났고, 애플렉은 LA와 애틀랜타를 오가며 세 아이와 만났다.
오조니안은 해고되었고, 세 아이는 애플렉의 어머니가 구한 유모가 돌보았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잉꼬부부의 결별 이유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고, 그중 하나가 ‘애플렉-오조니안 스캔들’이었다. 7월 17일엔 결정적인 장면이 파파라치에게 들켰다. 당시 애플렉은 LA 지역의 렌탈 하우스에 살고 있었는데, 그곳을 방문한 오조니안이 주차장에서 샴페인을 선물한 것. 이때 함박웃음을 짓는 애플렉의 얼굴이 카메라에 잡혔다.
벤 애플렉 자녀의 유모이자 불륜설의 주인공 크리스틴 오조니안.
화제가 된 건 오조니안의 사치벽이었다. 그녀는 하루에 1000달러가 넘는 호텔에 며칠씩 묵었고, 셀러브리티들이 애용하는 비싼 레스토랑에서 친구들에게 한 턱 냈으며, 4만 달러가 넘는 렉서스 자동차를 새로 뽑았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시로 사진을 올렸고, 파파라치의 시선을 노골적으로 즐겼다.
그녀는 ‘애플렉의 여인’으로 오해 받는 것에 대해 거리낌 없었고, 때론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미디어를 피하지 않았고, 이것은 의혹을 증폭시켰다. 한편 제니퍼 가너는 오조니안을 고용하기 몇 달 전부터 부부 관계의 균열을 겪고 있었다며, 유모인 오조니안의 존재는 이혼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단지 오조니안을 고용한 것에 대해 후회되는 건, 그녀가 아이들에게 그다지 좋은 유모가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고. 이렇게 벤 애플렉의 ‘내니게이트’(nannygate)는 막을 내렸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