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 마니아 이영표. 사진에선 스포티지 운전대를 잡고 있다. | ||
차범근 감독은 독일에서 선수생활을 마치고 1990년 귀국할 때 지프형 SUV인 메르세데스 벤츠G를 갖고 왔다. 벤츠 G바겐으로 불리는 이 차가 ‘재산목록 1호’였기 때문이다.
차 감독은 구입 당시 벤츠가 300대만 생산한 G바겐을 지금도 애용한다. 수원 감독으로 부임한 뒤 구단으로부터 ‘무늬만 국내 차’인 SM525를 받았지만 공식행사 때만 이용할 뿐 평소에는 애마를 탄다.
차 감독은 23세 때인 1975년 운전면허를 따고 4년 뒤 포니를 구입하면서 자동차 마니아의 길에 들어섰다. 독일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벤츠만 7대를 사며 남다른 ‘벤츠 사랑’을 보였다. 벤츠 외에 아우디, 르노, 미쓰비시, 란치아사에서 나온 자동차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타보며 운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차 감독은 자동차 얘기만 나오면 “성이 차(車)인데 차를 안 좋아할 수 있겠어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부전자전이란 말처럼 차 감독의 아들인 차두리(코블렌츠)도 벤츠를 좋아한다. 그야말로 대를 이은 벤츠 사랑이다.
#박지성 ‘이중생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003년 1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과 계약하면서 구단으로부터 벤츠 C180을 받았다. 물론 벤츠를 받기 전에도 ‘뚜벅이’는 아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공신 자격으로 그랜저 XG를 몰았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더 고급차를 탔다. 맨유 후원사인 아우디로부터 A6 4.2 콰트로 S라인을 받았다. 맨유에서 불과 7명의 선수만 받는 A6의 주인이 되면서 빅리거의 위용을 뽐냈다.
박지성은 아우디를 받기 전 기아자동차로부터 SUV 차량인 쏘렌토도 선물 받았다. 이 때문에 팀의 공식행사에는 아우디를, 평소에는 쏘렌토를 타는 ‘즐거운 이중 생활’을 한다. 박지성은 귀국하면 기아자동차가 제공한 오피러스를 타고 다닌다.
박지성이 신형 벤츠 C180을 받을 때 이영표는 중고 C180을 받았다. 임대 신분이라 구단으로부터 ‘B급 대우’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에인트호번의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차량 등급이 올라갔다.
▲ 차범근 감독 벤츠사랑 | ||
이영표는 폭스바겐 홍보대사다운 수완을 발휘해 절친한 후배인 설기현(풀럼)이 투아렉 V10 5.0 TDI를 몰게 했다. 이영표, 설기현 외에 폭스바겐을 애마로 두는 선수는 또 있다. 박주영(서울)이 그 주인공이다. 박주영은 왜건형 차량인 파사트 바리안트를 몬다.
설기현은 SUV 차량 마니아다. 벨기에 안더레흐트 시절에는 구단으로부터 받은 벤츠 C220을 몰고 다녔지만 잉글랜드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한 뒤 SUV 차량인 포르쉐 카이옌을 구입했다. 또 레딩으로 이적하면서 챔피언십 선수에서 프리미어리거로 신분이 상승하자 6.2ℓ의 초대형 고급 SUV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구입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설기현은 차량 번호판에 ‘KHY’를 새겨 넣었다. KH는 설기현의 기현, Y는 아내 윤미 씨의 윤의 이니셜이다.
#이천수 ‘임대족’
이천수(페예노르트)는 신세대 자동차 마니아다. 그랜저 XG를 시작으로 에쿠스, BMW 745IL, 벤츠 신형 S500, 애스턴 마틴, 벤틀리 등을 탔다. 주로 임대 형식으로 타고 다녔다. 울산 관계자들은 이천수가 구단에서 뛰던 시절 클럽 하우스에 주차해놓은 그의 차를 보며 이번에는 어떤 차로 바꿨나 하며 많은 호기심을 보였다고 한다.
유소년 축구교실 유비사커 유상철 감독도 벤츠 마니아다. 벤츠 E55 브라부스 웨건형과 벤츠 SL 500을 타고 다녔다.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돌아올 때 그곳에서 타던 벤츠를 갖고 올 정도로 벤츠의 매력에 푹 빠졌다.
포르쉐 911 카레라 45를 타던 김병지(서울)는 최근 애스턴 마틴으로 차를 바꾼 걸로 알려졌다. 김병지와 함께 K리그의 양대 골키퍼로 자리하는 이운재(수원)는 도요타 렉서스와 BMW X5를 섭렵했다.
오는 12월 8일 KBS 김보민 아나운서와 결혼하는 김남일(수원)은 몇 년 전부터 아우디의 스포츠카인 TT 로드스터를 탄다. 아우디를 좋아하는 또 다른 선수로는 서울의 중앙수비수 김진규를 꼽을 수 있다.
전광열 스포츠칸 축구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