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은 올해(1월 1일 ~ 4월 28일) 산소 관련 용품 판매량이 지난 2013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산소캔 판매량은 2.5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산소캔은 휴대용 캔에 순도 높은 산소를 넣어 어디서든지 산소를 마실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다. 산소캔을 비롯한 산소 용품은 의료 목적의 산소 공급이 아니라는 점에서 판매량 증가가 더 눈에 띈다.
G마켓은 판매량 급등 이유를 최근에 높아진 미세먼지 농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G마켓 관계자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일상화되면서 마스크나 공기청정기 등 관련 상품 수요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서 비용을 들여서라도 맑은 산소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생겨 관련 상품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월별 판매 비중을 봤을 때 미세먼지 주의보가 처음 내려진 3월이 36%로 가장 많은 판매 비중을 나타냈다. 미세먼지 알갱이는 체내 산소 교환을 막아 각종 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산소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산소캔의 제조방법은 다음과 같다. 대기 중에 있는 공기를 모아 장치를 이용해 산소와 질소를 분리시킨다. 이렇게 순수 산소를 추출해 고압으로 압축한 후 압축탱크를 통해 캔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산소캔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일반 산소캔부터 시작해 라벤더향 산소캔, 페퍼민트향 산소캔 등 종류도 다양하다. 산소캔을 살펴보면 뚜껑이 마스크 역할을 한다. 사용법은 뚜껑을 열어 캔에 끼운 후 입을 갖다 대면 된다. 이 상태에서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는 산소를 마실 수 있다.
산소캔은 95% 이상 초고농도 산소로 너무 자주 마시면 과산소증 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불안의 시각도 있다. 앞서의 실험은 30%의 농도지만 산소캔은 95% 이상의 초고농도 산소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100% 산소로 이루어진 제품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일반인이 높은 농도의 산소를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오히려 과산소증의 위험이 있다”며 “산소가 부족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산소를 계속 마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한 보건의료기술진흥사업 보고서에도 “고농도 산소의 노출은 산소 독성을 악화시키는 염증 반응을 유발시킨다”며 “활성산소가 폐의 세포들을 자극하여 화학주성물질들이나 싸이토카인들의 분비를 증가시켜 폐의 백혈구 동원을 유도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에 대해 산소발생기 판매 회사 오투옥서스 관계자는 “실제로 산소중독으로 진단 또는 처방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보면 산소농도가 높아 문제가 되는 일은 없다고 판단한다”며 “병원에서 90% 이상의 산소를 케뉼라를 통해 직접 흡입시키는 응급환자의 경우도 산소중독으로 피해를 본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독에 의한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산소캔 제조회사 퓨어오투 관계자는 “산소를 많이 마신다고 무조건 좋은 게 당연히 아니다”며 “산소캔은 하루 2초씩 3~4회 정도 흡입하면 좋다. 물론 사용자가 본인의 상태에 따라 스스로 조절해서 흡입해야 한다”고 주의했다.
한편 산소캔은 공기를 압축한 제품이라 폭발의 위험성도 대두되고 있다. 산소캔 제조사들 역시 ‘불꽃을 향하여 사용하지 말 것’ ‘40℃ 이상의 장소에 보관하지 말 것’ 등을 주의사항으로 적어놓았다. 오투옥서스 관계자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산소 토출구 30㎝ 이내의 인화성 물질은 화재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산소캔도 토출 중에 인화성 물질이 직접 접촉되면 화재의 위험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전했다.
이런 여론에 따라 산소캔 제조사들은 산소캔의 압력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의 퓨어오투 관계자는 “고압의 산소가 들어있으면 터질 위험도 있고 폭발 위험물로 분류돼 향후 수출에도 장애가 생긴다”며 “우리뿐 아니라 대다수의 산소캔 제조사는 가스안전관리공단에 의뢰해 고압으로 인한 폭발 위험물질이 아니라고 인정받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산소캔 이외에도 공기 정화 관련 상품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황사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지난 4월 전년 동기 대비 마스크 판매량은 112%, 공기청정기와 공기정화식물은 각각 127%, 40% 증가했다. 11번가 역시 지난달 콧구멍 안에 꽂는 형태의 마스크 ‘노스크’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35%나 늘었다고 밝혔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