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KB금융에 매각된 현대증권의 상표권을 사들이면서 향후 현대증권의 부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특히 ‘현대증권’이라는 사명을 놓고 수차례 충돌했던 현대차그룹이 거액을 베팅해서라도 상표권을 확보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현대그룹이 사전 차단 조치에 나섰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금융 입장에서는 어차피 정체성 확보를 위해 ‘KB’로 상호를 통합해야 하느니만큼 굳이 현대라는 상표권에 집착할 이유가 없어 현대그룹 측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다만 KB금융은 소비자 혼란을 막기 위해 상표권을 매각하면서 ‘5년간 사용금지’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는데, 이 조건으로 인해 향후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으로서는 상표권을 지켜낸 만큼 5년 뒤부터는 언제든지 다시 ‘현대증권’이라는 브랜드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마치 삼성그룹이 과거 르노에 매각한 삼성자동차의 상표권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형국이다.
반면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아쉬움에 무릎을 칠 일이 됐다. 2009년 옛 신흥증권을 인수한 현대차그룹은 ‘현대증권’ 상표권 때문에 회사 이름을 세 번이나 바꿔야 했다. 처음에는 ‘현대IB증권’으로 이름을 지었지만 현대증권이 상표권 사용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자 ‘현대차IB증권’으로 바꿨고 현대증권의 반발이 계속되자 결국 현대라는 이름을 아예 뺀 HMC투자증권으로 변경한 전력이 있다.
이영복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