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재영은… ●출생 1984년 8월 5일 ●신체 키 193cm, 체중 85kg ●학력 고려대학교 ●포지션 포워드 ●배번 N0.20 ●데뷔 2008년 삼성 썬더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정지원(정): 농구를 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차재영(차): 전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어요. 원래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잘해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축구선수 출신인 아버지가 아들까지 운동하는 걸 반대하시는 바람에 꿈을 접어야 했어요. 조용히 평범한 학생으로 지내다가 중3 때 갑자기 농구에 필이 꽂히고 말았어요. 당시 농구대잔치를 보면서 ‘허동택’ 트리오가 맹활약했던 기아자동차를 너무 좋아하게 됐어요. 그래서 중3 때 1년 유급을 감수하면서 농구를 시작하게 된 거예요.
정: 차재영 선수가 명지중학교에서 농구를 시작했으면 혹시 그때 하승진 선수도 있었나요?
차: 그 당시에 키가 엄청 큰 선수가 하나 있더라고요. 처음에 전 고등학생이겠거니 했는데 중2라고 해서 깜짝 놀랐었죠. 당시 중3이었던 제 키가 189cm 정도였는데 중2였던 승진이가 203cm 인가 그랬어요. 당시만 해도 승진이와는 함께 운동하고 같이 잘 다니면서 친하게 지냈었죠.
정: 차재영 선수는 명지고로 진학하면서 본인의 전성시대를 열게 되죠?
차: 고3 때 우승을 세 번 했는데요. 춘계대회, 종별선수권 그리고 서울시대회였던 걸로 기억해요. 춘계대회에서는 제가 MVP에도 선정됐었죠.
정: 이후 고려대학교로 진학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들었는데요.
차: 당시 연세대와 고려대 중앙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었죠. 윤호영과 강병현이 이미 중앙대로 진학을 결정했기 때문에 저까지 합류하면 최강의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었고 연세대와 고려대도 개인적으로 가고 싶은 학교였어요. 그런데 연대는 저 혼자만 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고대와 중대는 제 동기 2명과 함께 갈 수 있는 배려가 있었어요. 결국 고뇌와 번민 끝에 고려대로 결정했죠.
정: 당시 명지고 감독이었던 김유택 현 국가대표 코치는 어떤 조언을 했었나요?
차: 아무래도 김 감독님이 중대 출신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자신의 모교인 중대 쪽을 권유했어요. 그런데 김 감독님은 당시 이충희 고대 감독님과도 친분이 두터운 관계였기 때문에 중간에서 입장이 애매하셨던 모양이에요. 결국 막판에는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선택에 맡기시더라고요.
정: 대학 가서는 차재영 선수의 지명도가 다른 학교에 입학한 동기들에 비해서 점점 낮아졌어요. 왜 그랬다고 생각하나요?
차: 일단 부상이 문제였어요. 1학년 때부터 부상 때문에 경기 출전을 못 했어요. 큰 수술을 두 번이나 했고 6개월 정도는 재활에만 매달렸어요. 2학년이 돼서야 비로소 진효준 감독님의 눈에 들면서 경기에 뛸 수 있었어요. 생각해보니 대학시절 우승을 단 한 번도 못했네요.
▲ 연합뉴스 | ||
차: 각 팀의 포지션을 고려했을 때 제 포지션이 3번(스몰 포워드)이기 때문에 원주 동부에 가면 잘 맞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김주성 선배와 함께 뛰어보고 싶었거든요. 예전에 대표 팀에서 함께 경기를 해보니까 제 부족한 점을 잘 지적해주시고 항상 도와주시더라고요. 그런데 동부가 윤호영을 지명하는 순간 서울 삼성에 갔으면 했는데 그대로 됐어요.
정: 삼성에 입단해보니 삼성은 어떤 팀인가요?
차: 그야말로 스타군단이잖아요. 일단 베스트 5가 엄청나게 쟁쟁하죠. 포인트가드에 이상민 이정석이 있고 슈팅가드에 강혁, 스몰 포워드에 이규섭, 그리고 외국인 선수 2명이 존재하기 때문에 바뀔 수 없는 멤버죠. 그 안에서 저는 식스맨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 차재영 선수의 포지션에 이규섭이라는 걸출한 슈터가 있고 김동욱이라는 잠재력을 지닌 선수도 있는데 포지션 경쟁이 무척 치열하겠네요?
차: 이규섭 선배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스텝이나 밸런스 등 이규섭 선배가 많은 것들을 조언해줘요. 마산고 시절 ‘농구천재’였던 김동욱 선배도 수비나 기본기에 관해서 많이 가르쳐주고 있어요. 사실 경쟁이라기보다는 제가 일방적으로 배우고 있는 형편이에요.
정: 요즘 차재영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 처음보다 훨씬 향상된 모습인데 가장 자신 있는 점과 가장 자신 없는 점은 무엇인가요?
차: 돌파나 리바운드는 자신감이 넘치는데 오히려 예전에 강했던 슛이 잘 안 들어가요. 특히 컨디션이 나쁠 때나 마음이 불안할 때는 더 안 되더라고요. 요즘 자유투라인에 섰을 때 그렇게 떨릴 수가 없어요. 그걸 이겨내는 게 가장 시급한 저의 숙제인 것 같아요.
정: 정확한 슛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이 뭐라고 생각해요?
차: 슛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배짱이 있는 선수들이 슛에 강하더라고요. 방성윤이나 이규섭 같은 선수들은 서너 번 빗나가더라도 계속 던질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그게 쉬운 게 아니거든요. 일반적인 선수들은 그런 상황이 되면 찬스가 나도 던지질 못 하게 되죠.
정: 차재영 선수도 신인상 후보로 거론되던데요. 이번에 누가 받을 것 같아요?
차: 지금 봤을 때는 KCC 하승진이나 강병현이 유리해 보여요. 출장 시간이나 기여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잖아요. 사실 저도 그 선수들이 부럽기도 하고 그들로부터 자극을 받기도 해요.
정: 차재영만의 징크스가 있나요?
차: 경기 전에 신발 끈을 꼭 다시 조이는 버릇이 있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신발이 헐렁한 느낌 때문에 점프할 때나 스텝을 밟을 때 불안한 마음이 들어요.
정: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요?
차: 스타군단 삼성에서 ‘간판선수’가 되는 게 꿈이에요. 삼성하면 차재영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날이 바로 제 꿈이 실현되는 날이죠.
현재 KBL에서 193cm의 신장에 차재영만큼 안정감 있는 덩크슛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도 드물다. 차재영의 엄청난 탄력과 과감한 돌파능력은 상대 수비수를 초라하게 만든다. 가끔 투박한 농구를 탈피하지 못하고 임기응변에 허점을 보이기도 하지만 아직 보여줄 것이 무궁무진한 선수가 차재영이다. 팀 선배인 강혁의 농구센스에 반했다는 차재영이 프로 연륜이 더 쌓였을 때 ‘간판스타’가 되고 싶다는 그 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 같다.
CJ미디어 아나운서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