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룡 의원 | ||
일단 개혁파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먼저 손을 내민 상태다. 지난 5일 당내 개혁파 의원 10명은 당내 개혁모임 ‘국민속으로’를 결성하고 김 의원에게도 참여여부를 타진했다. 일단 김 의원측 첫 답변은 결정 유보.
과거 DR 계보로 분류되던 김영춘 의원이 “김덕룡 의원도 조만간 참여할 것”이라 전했지만 김덕룡 의원측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같은 배경에는 이부영 의원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경우 개혁파 의원들 모임에서 이미 ‘좌장’격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 운동권 출신으로 개혁파 의원들과의 공감대가 있는 이 의원에 비해 김 의원이 설자리가 넓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가에선 김 의원이 개혁파 모임 합류 이외에 선택할 카드로 두 가지를 꼽고 있다. 먼저 노무현 당선자측과의 협력이 거론된다. 김 의원과 정치적 태생지가 같은 김원기 김상현 의원 등이 노 당선자측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노 당선자측에서 봐도 새 정권 출범 이후 외연 확대와 과거 민주화운동 세력 대연합 측면에서 김 의원만한 외부영입 대상도 없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의 지역구가 민주당 약세지역인 서울 서초을이란 점도 눈에 띈다. 노 당선자측의 물밑 작업을 예측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러나 당적 변경에 따른 부담감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정권이 바뀌자마자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첫 중진으로 기록될 경우 ‘철새’오명을 떼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내 중도파 합류도 고려할 만하다. 한나라당내 중도파를 자처하는 인사들이 지난 6일 온건•합리적 개혁을 위한 ‘(가칭)통합과 개혁포럼’ 결성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비주류 중진으로 자리잡아온 김 의원이 중도파에 합류해 보수세력과 개혁세력 사이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세에 편승하려는 정치적 술수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부담감이 따른다. 이래저래 김 의원에게 마음 편한 선택은 없는 상황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