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일미-양용은 | ||
그런데 그날 밤을 넘긴 17일 오전(미국시간으로는 16일) 미국에서 양용은(37)이 타이거 우즈와 맞장을 떠 아시아 첫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되는 ‘대역사’가 발생했다. 당연히 정일미의 선전은 여기에 묻혀 버렸다.
미국으로 돌아온 정일미에게 “모처럼의 선전이었는데 양용은 쾌거 때문에 묻혀서 서운하지 않았느냐?”고 다소 ‘잔인한’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밝혀진 것이 둘의 생년월일이 같다는 사실이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정일미는 “처음 한국에서 제가 전성기를 맞았을 때는 양용은 프로보다 제가 더 유명했죠. 예전에 한국은 남자보다 여자골프가 훨씬 더 인기가 많았고, 또 당시에는 양용은 프로의 성적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서로 이런저런 행사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생년월일이 같다는 사실도 확인했어요. 양용은 프로는 성격이 워낙 좋아요. 이번 우승은 정말 대단한 쾌거예요. 늦었지만 며칠 내로 전화해서 축하인사를 하려고 해요”라고 설명했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