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광어라 불리는 ‘넙치’는 가자미목 넙치과에 속하는 어종으로 정식 학명은 ‘넙치’다. 광어는 한자어(넓을 광 廣, 물고기 어 魚)를 사용한 이름으로, 교과서에도 나오는 넙치란 이름이 표준어다.
넙치와 비슷한 일명 도다리는 본래 이름이 가자미다. 광어는 왼쪽에 눈이 있고, 도다리는 오른쪽에 눈이 있다는 것(흔히 ‘좌광우도’라고 표현)만 알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광어의 눈이 몸 한쪽에 몰린 것은, 바다 밑바닥에 붙어 사는 생활환경에 가장 적합한 형태이기 때문. 물고기들이 대개 좌우대칭의 몸체를 갖고 있는 데 반해 넙치 가자미 등 가자미목의 물고기들은 비대칭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넙치류 역시 보통 물고기처럼 좌우대칭의 몸통을 갖고 태어나 보통 물고기처럼 수중을 유영하며 자라난다. 그러다가 몸의 크기가 약 8mm를 넘어서면서 눈이 한쪽으로 몰리게 된다. 제대로 바닥에 붙어사는 성체의 모습을 갖추는 것은 약 15mm 정도로 자란 뒤부터다.
넙치는 우리나라에서 대개 2~6월께 알을 낳는다. 한 마리가 낳는 알의 수는 한 번에 18만 개씩, 40만 개 정도다. 한반도 주변 연해안 외에 일본의 쿠릴지역, 중국연안, 남지나해, 사할린 연안까지 널리 분포돼 있다.
넙치는 우리나라 생선회의 간판격이다. 단지 맛만 좋은 것일까. 의외로 몸에 좋은 영양성분이 다른 어느 물고기들보다 풍부하다.
특히 다양한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 게 특징. 가식부 1백g당 단백질 20.4g, 칼슘 53mg, 인 1백99mg 등이 들어 있고, 비타민 B1 0.1mg, B2 0.2mg, 니아신 6.5mg 등이 함유돼 있다.
넙치 살코기 성분의 20%를 차지하는 단백질은 몸에 좋은 아미노산들로 이뤄져 있다. 감칠맛을 내는 알라닌과 글리신, 고소한 맛을 내는 이노신산과 글루탐산이 대표적이다. 열량은 1백3kcal로 과히 높지 않다.
이 외에 유황 성분을 지닌 아미노산과 타우린은 각종 성인병 예방 및 치료에 중요한 성분이며,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감소시켜 혈액을 조절하고 혈압을 정상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콜레스테롤계의 담석을 녹이는 효과가 있어 심장마비 같은 심장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며,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을 원활하게 조정해 당뇨병 예방에도 좋다. 타우린은 망막의 형성에 필요한 성분으로, 시력 보호나 안과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에이코사펜타엔산)도 풍부해 광어의 지질 중 DHA 함량은 20.9%나 된다. DHA와 EPA는 어린이와 노인의 뇌세포에 산소를 공급, 두뇌개발과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인체 노화를 둔화시키고 산성 체질에서 더 많이 발병되는 각종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이밖에 인체가 소량을 필요로 하는 미세영양소에 해당하는 여러 비타민류와 무기질 등이 골고루 함유돼 있어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식품이다.
넙치를 의학적 효능면에서 다룬 기록은 한방의서에 적지 않다. <동의보감>은 넙치를 비목어라 지칭하여 “비목어는 성질이 평안하고 맛이 달고 독이 없다. 허약한 것을 보강하고 기력을 세지게 하며, 많이 먹으면 양기를 움직인다. 생김새는 대나무 잎과 같고 한쪽에 두 눈이 있으며 움직이면 두 눈이 나란히 되어 다닌다”고 하였다.
집에서 광어를 즐길 때는 살집을 회로 떠서 먹고 남는 머리와 뼈로는 해물탕을 끓이면 좋다. 국물맛도 시원하지만 머리와 뼈에 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해 건강에도 좋다. 이 밖에도 광어살은 조림 샐러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 별미를 즐길 수 있다.
홍재영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