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어디서나 여름 계절식품으로 사랑받는 토마토는 다른 어떤 과일이나 채소 못지 않은 고품질의 영양 건강식품이다. 비타민이 듬뿍 담겨 더위에 지친 몸에 힘을 불어넣어줄 뿐 아니라, 리코펜 등 성분들은 효능이 매우 확실한 천연 항암성분이다. 자연히 병원에 갈 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서양에는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들의 얼굴은 파래진다’는 속담도 있다.
토마토가 풍성하게 나오는 계절. 특히 남성의 생식기능과 관련된 효과도 입증되고 있어 뜻하지 않게 남성 정력식품으로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전립선 기능을 강화하거나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보신탕 못지 않게 토마토에도 눈독을 들여볼 일이다.
토마토는 과일이 아닌 채소다. 통화식물목 가지과에 속하는 열매채소다. 본래 남아메리카 고원지대에서 자라던 것이 유럽에 소개된 뒤 17세기 초 한국에까지 전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 기록에는 1614년 지봉 이수광이 중국에서 보고 들은 체험을 토대로 쓴 <지봉유설>에서 처음 토마토를 언급했는데 이를 ‘남만시’(남쪽 오랑캐의 감이란 뜻)라 불렀다. 중국이나 한반도에서도 이미 3백년 이상 토착화된 귀화식물인 것이다.
뒤에 여러 식물의 의학적 효과를 기록한 허준의 <동의보감>은 토마토를 ‘맛이 달고 시며 성질은 약간 찬 식품’으로 기술하고 있다.
토마토의 건강효능은 너무나 다양한 것으로 전해오고 있어 많이 과장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러나 ‘만능 건강식품’으로 여겨질 정도의 많은 찬사들이 현대의학자들의 실험연구와 임상분석 등을 통해 속속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토마토의 대표적인 유익성분은 비타민C를 비롯한 비타민류와 빨간 토마토에 들어있는 리코펜 성분, 그리고 비타민 A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 성분이다.
비타민 C는 생체활성을 돕는 물질로 몸이 지쳐있을 때 토마토를 먹고나면 금방 활력을 되찾을 수 있게 한다. 비타민 A는 눈에 좋은 성분이므로 야맹증을 막아준다.
최근 들어 토마토를 ‘황제식품’으로 떠오르게 한 것은 무엇보다 리코펜 성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리코펜은 노화와 각종 성인질환의 최대 ‘원흉’으로 지목받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이 성분은 의학적으로 노화방지 항암 심혈관질환을 막아주고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가 입증돼 있다. 여름에는 토마토만 열심히 먹어도 고혈압 당뇨 심장마비 같은 성인질환에 대한 걱정을 반은 접어둘 수가 있다는 얘기다.
1천3백 명의 유럽 남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리코펜을 많이 섭취하는 집단에서는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심장마비의 발생률이 절반으로 낮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미국 하버드의과대학에서는 전립선암에 대한 발병률을 비교해 보았다. 40세 이상의 미국남성 4만8천 명을 5년 동안 추적조사한 결과 토마토 요리를 주 10회 이상 먹은 집단은 주 2회 이하로 먹은 집단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45%나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비타민 등을 목적으로 한다면 잘 익은 토마토를 싱싱한 그대로 먹는 것이 좋겠지만 만일 성인병 예방을 목적으로 할 때는 익혀 조리한 상태가 더 효과적이다. 이는 리코펜 성분이 토마토의 세포벽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잼과 케첩 등 열을 이용해 조리하는 과정에서 리코펜이 분리돼 나온 결과 인체 흡수율이 생토마토보다 5배나 높아질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전립선암과 위암의 예방 등 성인병 예방이 목적이라면 토마토소스를 많이 이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학자들은 권고한다. 미국에서는 토마토의 리코펜이 폐암 대장암 유방암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입증할 통계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