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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리를 삐거나 관절에 무리가 와서 통증을 느낄 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응급대처법이 찜질이다. 그러나 찜질도 증상에 따라서 차갑게 또는 뜨겁게 하는 등 방법이 달라서 제대로 알고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 ||
우리 조상들은 감기 몸살이 들면 뜨거운 온돌방에서 땀을 푹 내며 체온을 높이고, 혹 고열이 나면 밤새 찬 물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식히기도 했다. 날이 추워지면서 몸에 담이 들거나 냉기가 들면 온수에 몸을 담그는 것으로 상당히 효과를 볼수 있다. 모두 찜질요법에 속하는 일종의 민간요법들이다. 전신이거나 부분이거나 찜질은 우리 생활에서도 아주 익숙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찜질이 어느 것인지를 바로 알고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찜질 상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 최근 한 병원의 임상통계에서도 드러났다. 관절염 전문병원인 인천 힘찬병원이 최근 입원환자 1백96명을 대상으로 찜질 상식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관절을 다치고 난 24시간 이내에 온찜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48%(96명)나 됐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경우는 냉찜질이 필요하다. 반대로 온찜질이 필요한 운동 직전이나 퇴생성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 냉찜질을 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20~30%나 됐다.
이 병원의 이수찬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찜질을 거꾸로 할 경우 통증이나 염증, 부기가 더 심해지고, 회복이 느려질 수 있다”며 “관절 등의 부상 직후에는 1∼3일 정도, 붓거나 열이 있는 동안 냉찜질을 해야하며 가라앉은 후 온찜질로 풀어주는 것이 옳다”고 조언한다. 반면 운동 전이나 관절이 뻣뻣하고 시릴 때는 온찜질이 필요하다. 관절염으로 통증이 심한 경우 찜질은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관절염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에는 냉찜질. 퇴행성 관절염에는 온찜질이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같은 관절질환이지만 통풍에는 다른 관절염과 달리 냉찜이든 온찜이든 하지 않는 게 좋다. 냉찜질은 관절 내 요산의 양을 증가시키고, 온찜질은 염증을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활액과 혈류량이 부족해져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냉찜질을 한다면 증상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퇴행성 관절염이라도 염증이 심해 붓고 열이 나는 상태일 때는 냉찜질을 먼저 해줘야 한다. 냉찜질은 다친 곳의 세포 대사작용을 늦춰 염증과 부종, 통증, 열을 줄여주고 다친 부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내부 출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부상으로 생긴 급성 근육통과 골절 초기, 류머티스 관절염,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염증과 부종, 심한 발열이 있는 경우에는 온찜이 아닌 냉찜질을 해야 한다.
관절 부위를 다치거나 근육을 심하게 부딪쳐 열이 나고 붓기 시작할 때는 다친 직후 냉찜질을 시작해 길면 2~3일까지 계속한다. 찜질은 한 번에 5~15분씩 자주 하는 게 좋다. 격렬한 운동 후 종아리 등에 오는 근육통이나 물건을 들다가 갑자기 허리를 삐끗하는 급성 요통, 손목이나 발목 등을 삐는 염좌나 타박상에도 냉찜질이 우선이다. 냉찜질은 마른 수건에 얼음을 싸서 아픈 곳에 대거나 얼음 넣은 비닐 주머니를 다친 부위에 대는 것이 요령. 얼음 대신 찬물을 이용할 때는 적어도 16℃ 이하의 물을 수건에 적셔 사용한다.
얼음을 한 곳에만 오래 대고 있으면 동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부위를 옮겨가면서 해야 한다. 한 번에 너무 오래 해서 피부가 하얗거나 파랗게 변하면 바로 중단해야 한다. 관절부위를 마사지할 때는 원을 그리며 문질러 준다. 복통이나 동상, 강직성 마비, 중증의 심장병,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냉찜질을 삼가는 게 좋다. 냉찜질을 해도 요통이 3∼4일 이상 지속될 때는 온찜질로 바꾸고, 붓거나 통증이 일어난 부위에 꾸준히 냉찜질을 해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도록 한다. 냉찜을 사용하여 부기와 통증이 충분히 가라앉은 후(1~3일 후)에는 상처를 아물게 하고 새 조직을 촉진하기 위해 온찜질로 바꿔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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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잘 생기는 기저귀 발진이나 땀띠, 가려움증에도 가벼운 냉찜질이 도움 된다. 벌에 쏘이거나 벌레에 물렸을 때 냉찜질을 하면 가려움, 염증을 막을 수 있다. 일사병으로 쓰러졌을 때 몸이 뜨거우면 얼음이나 찬물 찜질로 열을 빨리 내려주면 도움이 된다. 코피가 날 때도 얼음주머니나 찬 물수건을 이용하면 잘 멎는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차가운 물이나 얼음 냉찜질로 가려움증, 부종을 줄일 수 있다. 단, 만성 세균성 결막염일 때는 온찜질을 해야 살균작용으로 증상이 완화된다. 눈꺼풀에 다래끼가 나려고 할 때 하루 서너차례 뜨거운 수건을 대주면 저절로 없어지기도 한다.
요즘은 수술 직후 봉합 부위를 드라이 아이스 등으로 냉각시켜주는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데, 역시 냉찜질의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콜라겐의 급격한 증가를 막아 흉터를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다. 온찜질은 냉찜질과는 반대의 효과 즉, 손상 부위의 작은 혈관들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근육을 이완시킨다.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신경을 진정시키며 결과적으로 손상된 조직에 영양공급을 늘려 회복을 빠르게 해준다. 하지만 손상을 입은 직후의 부상부위에 사용하면 부종과 출혈을 부채질하게 되므로 역효과가 생긴다.
온찜질은 관절과 근육의 만성적인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오십견이나 만성 요통, 만성 퇴행성 관절염, 오래된 어혈, 수족마비, 경직성 근육통 등에 적용한다. 온찜질은 체질상 태음인에게 좋은 방법이다. 꽃마을한방병원 한방내과 주입산 과장은 “간의 열이 많고 폐의 발산 기능이 부족한 태음인은 온찜질로 피부의 발산기능을 도와주는 게 도움이 된다. 찜질이나 사우나는 특히 태음인에게 좋은 건강법이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빈혈 저혈압 마비증세가 있거나 감각기능이 온전하지 않은 중풍 환자는 증세가 악화되거나 화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나 노인도 마찬가지.
같은 온찜질이라도 전기 히팅패드보다는 뜨거운 물 주머니나 뜨거운 수건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열탕목욕 등 습식이 효과가 더 크다. 42℃ 전후의 더운물을 이용하면 무난하다. 온찜질은 한번에 20분씩 하루 두 번 정도가 좋다. 피부가 약한 사람은 화상을 주의한다. 찜질팩은 수건으로 싸서 사용하는 게 좋다. 찬 것을 먹거나 배를 내놓고 자면 장의 온도가 갑자기 떨어져 배가 아프고 소화불량이 되기 쉽다. 이때 배를 따듯하게 해주면 속이 편해진다. 아랫배가 차고, 어혈이 많아 생기는 생리통에도 뜨거운 찜질이 효과가 있다. 배 위에 수건을 대고 젖은 약쑥, 핫팩을 놓는 쑥찜질은 생리통은 물론 생리불순이나 냉대하를 풀어주고 자궁기능도 강화시킨다.
따뜻한 아랫목에 아랫배를 대고 업드리거나 두손을 비벼 따뜻해졌을 때 아랫배를 시계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쓸어주는 것도 온찜의 효과가 있다. 노인들의 경우와 같이 무릎 관절염이 퇴행성으로 오는 경우 온도가 낮을수록 시리고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 통증이 오는 것이므로 온찜질이 좋다. 특히 무릎 온도가 가장 낮아지는 새벽녘의 온찜질은 하루의 관절 통증을 크게 줄여준다. 입술이나 코 주변에 생기는 종기는 온찜질로 빨리 곪게 한 후 치료하면 효과적이다.
담이 결릴 때 급작히 심한 통증이 오면 냉찜질, 통증이 은근하면 온찜질이 좋다. 각종 만성 통증에서도 일반적으로는 온찜질이 효과적이지만 급성 통증에는 냉찜질이 좋다. 냉찜질은 그 부위의 감각을 마비시켜 통증을 줄이는 일종의 마취제 효과를 내고, 온찜질은 주위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통증을 완화시킨다.
송은숙 건강전문 라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