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가지마?” 사드 배치 논란 점입가경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 배치 논란 속에 아셈 정상회의 참석차 몽골로 출국했다(위). 반면 황교안 국무총리는 15일 오전 11시 성주군청 앞 사드배치 결사저지를 외치는 성주군민을 설득하기 위해 설명회장을 들어서는 순간 물병과 계란세례를 받았다(아래).
[일요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대해 “정쟁이 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잃어버린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으며, 아셈(ASEM) 정상회의 방문차 몽골로 출국했다. 반면, 황교안 국무총리는 사드 배치지역으로 선정된 경북 성주를 방문했지만 사드 반대를 외치는 성난 주민들에게 발이 묶였다.
황 총리는 15일 경북 성주군청을 찾아 성주 주민들에게 사드 안정성에 대해 설명하려 했다. 하지만 성주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설명회는 15분도 채 진행하지 못했다. 급기야 성난 주민들은 황 총리에게 계란과 물병 세례를 퍼붓고 총리 일행이 탑승한 차량(미니버스)를 준비한 트랙터로 길을 막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황급히 자리를 떠나기 전 황 총리는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황 총리는 “어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드와 유사한 레이더의 전자파를 검토한 결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안전과 관련해 10번이고 100번이고 점검하고 살펴서 위험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문제가 있을 시 사드 배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등을 태운 미니버스차량이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성주주민들에게 둘러쌓여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여, 지금은 사드 배치와 관련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성주 공군기지의 사드 배치 결정은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가장 효과적으로 방어가 가능하고 지역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면서 주변 환경에 영향이 없는 최적의 후보지라는 평가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사드 전자파 논란과 관련해, “사드 레이더는 마을보다 400m 높은 곳에 위치하고 그곳에서도 5도 각도 위로 발사가 되기 때문에 지상 약 700m 위로 전자파가 지나게 되어, 그 아래 지역은 인체나 농작물에 피해가 전혀 없는 오히려 우려한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안전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린 청와대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관련해 후속대책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박 대통령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안보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고 이해당사자 간에 충돌과 반목으로 정쟁이 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잃어버린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몽골로 출국한 가운데 황교안 총리가 사드 배치 반대와 전면 대치한 상황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이어 동북아 정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 중책 사항을 불통으로 일관해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