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침식사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아침식사를 해야 건강에 좋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무슨 소리냐? 아침은 먹지 않는 게 낫다’는 아예 상반된 주장도 있다.
건강과 관련해서 ‘이것이 좋다더라’ 하는 정보들이 흘러넘친다. 그 중에서도 상반되는 이야기들은 일반인에게 큰 혼란을 주기도 한다.
▲ 아침식사는 밥이든 죽이든 아니면 빵이든 자기의 식성과 생활패턴에 맞춰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고 다이어트에도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한다. | ||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34.8%는 아침을 상습적으로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도시에 사는 사람일수록 아침을 굶는 비율이 높아 서울 시민의 경우 38.5 %가 아침을 먹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시간이 없어서 47%, 입맛이 없어서 34%가 가장 많고 ‘안 먹는 게 속이 편해서’라거나 ‘살을 빼기 위해서’ ‘밥 먹는 시간만큼이라도 더 자고 싶어서’ 등의 이유도 많았다. 이들 중 92.6%는 시간이 넉넉하다면 아침식사를 하겠다고 대답했다. 거의가 아침을 안먹는 게 아니라 바쁘고 지쳐서 못먹고 있다는 뜻이다.
아침을 규칙적으로 챙겨 먹는 것은 금연 금주 소식 등과 마찬가지로 평생 건강을 지키는 좋은 습관이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남자는 40%, 여자는 28% 더 사망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 허갑범 박사는 “아침식사는 밤사이 비어 있던 우리 몸에 새로 연료를 넣는 것과 같다”며, “섭취한 만큼 다 소모시키지 못하는 저녁식사와 달리 아침식사는 그날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쓰이므로 꼭 챙겨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침식사는 오전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해 주고, 대뇌 활동을 원활하게 해 학습능력과 업무능력 높여 주며, 장운동을 도와 변비를 개선시키고,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성인병과 비만, 심지어 담석증이나 장암까지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허 박사는 또 “아침식사를 거르면 집중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장병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하면서 “에너지가 부족해 저혈당 상태가 되면 피로하고 짜증이 나며 불안정해지기도 한다”고 충고한다.
간혹 살이 찔까봐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오히려 아침을 거르면 장운동이 원활하지 않아 변비가 되고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비만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아침식사를 해야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한국식생활연구회 김경분 부회장은 “영양을 고루 갖추고 있으면서도 준비하기 쉬운 메뉴를 선택해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조리해 먹으라”고 원칙을 제시한다. 아침 먹는 시간은 잠자리에서 일어난 지 30분에서 2시간 사이가 이상적이다. 양은 하루의 식사를 3 : 4 : 3의 비율로 나누어 점심보다는 적게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입맛이 없어 아침식사를 못하겠다는 사람은 식사 시간보다 최소한 30분 전에 일어나 가벼운 아침운동을 한 다음 밥상에 앉는 것이 해결책이다. 식전에 담배를 피우거나 전날 저녁 과식하거나 밤참을 먹는 것도 아침 입맛을 잃게 하는 원인이므로 주의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먹을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답이 없다. 내용이 무엇이든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뜻한 국에 밥 한 그릇을 말아 먹어도 좋고, 알맞게 구운 빵에 우유 한 잔과 샐러드를 곁들여도 좋다. 부드러운 죽이나 수프, 바쁜 아침 후루룩 먹을 수 있는 생식과 선식, 신선한 과일도 훌륭한 메뉴다.
요즘은 바쁜 직장인을 위해 사무실 밀집지역에 아침 메뉴를 판매하는 전문 음식점도 속속 등장하고 있고 아침식사를 배달해주는 업체도 많이 나와 있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 이런 식사도 괜찮다. 암튼 먹어야 한다.
어떤 스타일의 식사든지 일단 먹는다는 것이 중요하지만 대략 몇 가지 요건을 감안한다면 더욱 이상적인 아침식사가 될 수 있다. 무조건 영양이 많은 식사보다는 나이나 건강, 오전의 운동량 등을 고려하여 식단을 정하는 게 좋다. 어린이나 청소년은 칼슘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사무직 종사자는 소화흡수율이 높은 음식을, 몸을 많이 움직여 일하는 사람이라면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술 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저녁에 술을 마시면 다음날 아침 속이 더부룩해 아침을 거르기 쉬운데, 숙취 후 아침을 거르는 일이 반복되면 위가 헐기 쉽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엔 따뜻한 북어국이나 콩나물국 등으로 숙취를 해소하거나 쇠고기죽, 전복죽, 야채죽 등의 영양죽으로 불편한 속을 달래는 것이 좋다. 눈뜨자마자 담배부터 피우는 습관도 좋지 않다. 과음 후 공복인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면 위장에 해로운 요인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해 궤양이 생기기 쉽다. 흡연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야채,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 많은 사람=스트레스를 받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며 명치끝이 아프기도 한다. 취침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하루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면 이런 증상을 덜 수 있다.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연근 마 죽순 두릅 쑥갓 호박 고구마 당근 파슬리 양파 치자 꼬막 견과류 등의 식품을 소화가 잘되는 상태로 조리해 아침 식탁에 자주 올리면 좋다.
▲직장인=칼로리보다는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는 데 신경써야 한다.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콩 두부 우유 등의 식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을 충분히 섭취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칼륨 등의 미네랄, 피로회복을 돕는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나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면 체내 신진대사가 원활해진다.
바쁜 맞벌이 부부라면 물에 타서 마시기만 하면 되는 선식과 생식, 샌드위치가 영양과 함께 시간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단 오전부터 힘을 써야 하는 육체노동자라면 조리가 간단한 스테이크나 기름기가 많지 않은 육류 등으로 양질의 단백질과 칼로리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나 홀로 샐러리맨 & 자취생=귀찮다고 외식만 하게 되면 영양의 균형을 잃기 쉽다. 만들어진 반찬 또는 데우기만 하면 되는 포장식품, 냉동식품을 다양하게 준비해서 먹을 만큼 꺼내어 먹으면 좋다. 따뜻한 밥과 국, 반찬을 매일 아침 메뉴를 바꿔가며 배달해주는 곳도 있고 죽이나 모닝 샌드위치, 과일까지 배달해 주는 곳도 있다. MSG 등 인공조미료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은 식사, 전문회사의 질좋은 포장식사를 선택하는 것은 중요하다. 직장이나 학교 근처에 간편한 아침식사가 가능한 식당을 파악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아침식사를 하면 !!]
1. 대장에서의 발효과정에서 ‘낙산’이 생겨 대장암 발생을 예방한다.
2. 식사를 통해 섭취한 섬유질이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의 배출을 돕는다.
3.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므로 변비를 개선한다.
4.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심장병 등 성인병을 예방한다.
이상희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