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내시경관이 환자가 삼키기 고역스러울 정도로 두꺼웠으나 근래에 상부 소화관 진단 내시경에 흔히 사용되는 관은 직경이 약 1.0cm 정도로 성인의 새끼손가락보다 얇아져 검사가 용이하게 됐다.
최근에는 내장의 병이 의심되는 부위를 내시경을 통해 조직을 손쉽게 염색해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여러 약물을 뿌려서 진단할 수도 있다. 또 내시경을 삽입한 상태에서 의심스런 부위를 최대 80배까지 확대 관찰할 수 있는 확대내시경과 고해상도 내시경이 등장해 뱃속에 현미경을 들이댄 것과 같은 진단효과도 거두고 있다.
가장 획기적인 것으로는 캡슐내시경(무선 내시경, wireless endoscopy)을 들 수 있다. 비타민 알약 정도 크기의 캡슐을 환자가 소량의 물과 함께 삼키면 캡슐이 내장의 연동운동에 따라 전 위장관을 부드럽고 고통없이 통과하며 내부의 모습을 초당 2프레임씩 찍어 몸밖으로 전파 송신해준다.
촬영된 컬러 영상들은 환자의 허리에 부착한 미니카세트 크기의 자료기록기에 전달돼 저장된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8시간 정도다. 그동안 환자는 내시경을 의식할 필요 없이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할수 있으며 임무를 마친 캡슐내시경은 약 48시간 후 대변과 함께 배출된다. 내시경 의사는 자료기록기에 저장된 영상들을 분석해 환자의 몸속 상태를 파악하게 된다.
물론 현재의 캡슐내시경은 몇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자체 추진력 없이 자연적인 위장관 연동운동에 의해 음식처럼 흘러내려가며 촬영하기 때문에, 카메라가 좀더 머물면서, 또는 여러 각도로 방향을 바꿔가면서 의심 부위를 상세히 검사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소장처럼 기존의 내시경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부위의 진단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위와 대장처럼 내시경의의 직접 조작이 가능한 곳에서는 아직 기존 내시경의 진단효율을 따라가지 못한다.
앞으로 몸 밖에서 원격조정이 가능하고 촬영 속도도 현재의 초당 2프레임보다 향상된 캡슐이 개발된다면, 의사들은 캡슐내시경을 통해 사람의 몸속을 자유자재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