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 사용이 많아지면서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의식적으로 자주 눈을 깜박이거나 한 시간에 10분씩 시선을 먼 곳에 두는 것이 좋다. | ||
요즘 컴퓨터 사용이 많아지면서 이처럼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 이외에도 PDA 단말기나 전자오락, TV, 독서 등에 의해 현대인의 눈은 혹사당한다. 피로한 눈은 작업능률을 떨어뜨리고 눈 이외에 두통, 어지러움, 근육통 같은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시력의 약화는 물론 노안 백내장 등 질환이 촉진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숨가쁜 경쟁사회에 사는 현대인들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인간은 정보의 80% 이상을 눈을 통해 받아들인다고 한다.
눈을 외부에 노출된 뇌로 부르기도 하는데, 시신경을 통해 입력된 정보가 뇌에 곧바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하는 일이 많을수록 눈은 혹사당할 수밖에 없다.
같은 작업을 하더라도 조명이 너무 어둡거나 밝은 환경 또는 보고자 하는 물체가 너무 작거나 움직임이 빠를 때, 어른거릴 때 눈이 더 많이 피로해진다. 시력에 맞지 않는 안경이나 겨울철 난방으로 건조한 실내공기, 나날이 심해지는 대기오염 등도 눈을 피로하게 만든다.
이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생기는 눈의 만성적인 피로를 ‘안정피로’라고 한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충분히 쉬면 좋아지는 것이 있는가 하면 안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조절성 안정피로 안정피로 중 가장 많은 것은 원시 난시 초기노안 등 주로 모양근의 조절 피로가 원인인 ‘조절성 안정피로’다. 이때는 시력에 맞는 안경을 써서 굴절 이상을 바로잡아야 한다.
흔히 원시와 노안을 같은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 능력이 떨어져 가까운 곳을 볼 때 초점이 잘 맞지 않는 것으로 일반적인 원시와는 차이가 있다.
원시인 사람들은 먼 곳이 잘 보이기 때문에 눈이 좋다고 생각하여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평소 눈이 잘 피로하고 두통이 생기거나,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문서나 책을 보기 힘들 때는 한번쯤 원시인지 확인해보는 게 좋다. 원시가 있으면 노안 증상이 빨리 나타나고 그 정도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난시는 눈의 각막표면, 수정체에서 서로 다른 굴절력에 의해 초점이 정확히 맺히지 못하는 것으로, 근시 또는 원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는 굴절 이상으로 시력이 나빠져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기 어려우므로 눈을 자주 찡그리거나 깜빡이거나 먼 곳을 볼 때, 특별한 이유 없이 머리가 자주 아프거나 어지럽다고 할 때는 안과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이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서울시내 초등학생 1만2백9명을 조사한 결과 34.6%를 차지하는 3천5백35명의 학생이 굴절이상의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근성 안정피로 사시, 사위(잠복성 사시), 폭주부전(가까운 곳에 초점을 모아 한 점으로 볼 수 없는 현상) 등은 눈을 둘러싼 근육의 이상으로 생기는 ‘근성 안정피로’다. 프리즘으로 사위를 교정하거나 기능훈련을 받아야 한다. 주엽새빛안과 김근수 원장은 “사시는 외견상으로도 불편할 수 있거니와 영원히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약시로 발전될 수도 있다”며 조기 치료를 권고한다.
▲ 안정피로 검진 모습. | ||
증후성 안정피로결막염, 안검연염 등 안과 질환이나 혹은 다른 부위의 질환에 따른 후유증으로 눈이 아프거나 충혈되는 피로증상을 말한다.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파괴되는 녹내장의 경우는 오직 안정피로만이 증상으로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대로 방치하여 시야가 차츰차츰 좁아지면 실명이 될 수도 있다. 겨울에 많이 생기는 안구건조증도 눈을 피로하게 하는 원인이다. 실내 습도를 잘 조절하고, 건조증이 심할 때는 처방을 받아서 인공누액을 넣는 게 바람직하다.
간혹 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신경쇠약이나 히스테리 등의 신경성 질환으로 인해 생기는 안정피로도 있다. 신경성을 제외하면 대부분 적당한 치료가 필요한 원인에 속한다. 따라서 안정피로를 호소할 때는 시력검사가 정상이더라도 굴절력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흔히 눈이 붉게 충혈되면 충혈을 없애는 안약을 쉽게 사용한다. 눈이 충혈되는 원인은 가벼운 피로부터 심한 염증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적절한 진단 없이 안약을 마음대로 쓰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뿐 아니라 오래 사용하면 녹내장 백내장 각막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도 있다.
눈의 피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시력에 맞는 안경을 사용하고 지나치게 눈을 혹사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눈이 자주 피로하거나 충혈, 두통 등의 이상이 있을 때는 안과에 가서 원인을 바로 찾아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른 신체기관과 마찬가지로 눈의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는 보통 40대 이후. 수정체뿐 아니라 눈의 다른 부위에도 노화가 진행돼 눈꺼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쉬이 건조하거나 충혈된다.
따라서 이때부터는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2년에 1회 정도는 눈의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백내장 녹내장 등 눈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안압검사와 함께 시신경검사, 망막검사를 받으면 된다. 가족 중에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 환자가 있을 때는 특히 검사를 거르지 않는 게 좋다. 평소에도 며칠에 한 번씩은 한쪽 눈을 번갈아 가리면서 시력을 자가진단하도록 한다.
컴퓨터 사용도 주의한다. 모니터의 방향이나 밝기에 신경쓰되, 방향은 눈높이보다 10~20cm 아래 위치가 좋다. 모니터와 눈과의 거리는 30cm 이상을 유지해야 눈의 피로가 적고 두통, 목과 어깨 부위의 통증도 줄일 수 있다.
컴퓨터로 작업할 때는 최소한 한 시간마다 10분씩은 반드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휴식시간에는 눈을 감거나 1백m 이상 먼 곳으로 시선을 두는 것이 좋다.
눈을 위해서라면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게 좋다. 특히 집중을 필요로 하는 컴퓨터나 운전 등의 작업 후에는 눈을 충분히 깜박여 눈동자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눈물층이 복원되도록 해야 한다. 10초 이상 주목할 때는 눈물층이 말라 두통 안구건조 피로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볼 때의 자세도 중요하다. 눕거나 엎드린 자세, 머리를 많이 숙인 자세로 책을 보는 것도 좋지 않다. 등을 세운 편안한 자세를 유지해야 눈의 긴장을 방지하고 적절한 시선이 고정된다. 책과의 거리는 적어도 30cm 정도 떨어져야 한다. 충분히 밝은 조명을 사용하되 너무 강한 빛이나 직사광선 역시 눈을 피로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이외에도 흔들리는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의 독서, 작은 활자로 된 인쇄물은 가능하면 보지 않는 게 좋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안과 정의상 교수, 주엽새빛안과 김근수 원장, 을지병원 안과 김성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