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관계를 가지려면 한 시간 이상 팔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생활을 하는데 웬 팔 운동이냐고 물었더니 남편은 발기가 잘 안되어 손으로 애무를 해주어야 발기가 겨우 되는데 그 시간이 한 시간 이상 걸린다는 것이다. 팔에 침을 놓아 치료를 할 것이 아니라 당장 남편부터 치료를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으로 한 시간 이상 애무를 해야 발기가 된다는 것은 필경 정력에 이상이 생겨 보나마나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것이다. 발기하는 데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것은 발기 메커니즘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남편 O씨를 만나보니 발기가 잘 안되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되었는데 아내의 정성(팔운동)으로 그나마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 평소 증상을 물어보니 자주 허리가 뻐근하고 아프거나 시큰거린다. 오후가 되면 더욱 증상이 심해져 허리를 앞뒤로 제쳐보는 버릇이 생겼다고 한다. 다리에 힘이 없고 무기력하고 무거운 감을 느낀다. 아침에 푹 자고 일어나도 다리가 묵직해 피로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무릎도 물론 시큰거린다.
소변 보는 것도 전과 많이 다르다고 호소했다. 남들에게 민망할 정도로 소변을 자주 본다. 또한 소변을 보고 나도 개운치 않다. 잔뇨감 때문에 더욱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소변줄기가 가늘고 힘없이 나와 공중화장실에 가면 누가 볼까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고환에 땀이 차는 낭습증이 있다. 밤에 식은땀이 많이 날 때가 많다.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증이 있고 전신적인 무기력과 피로감이 자주 찾아와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
빌기가 잘 안되면서 위 증상 때문에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고 자신감도 잃어 직장생활이 유난히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상사에게 좋지 않은 소리를 들으면 얼굴이 쉽게 달아오르고 땀이 잘 난다. 얼굴이 달아올라 부하직원을 보기 민망한 적도 많다고 했다. 스트레스 때문에 일시적으로 나타난 증상이라고 생각하여 병원 갈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예상한 대로 O씨는 발기부전 중기의 모든 증상이 나타났다. 단지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증상이 아니라 발기부전이 진행되고 있었고 치료를 서두르지 않으면 아내가 아무리 팔운동을 하여도 발기가 안 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정력 약화의 원인은 7~8개로 분류되나 O씨는 신장 기능의 음기와 양기의 불균형 때문에 발기부전이 찾아온 것으로 판단됐다. 특히 신장의 음기가 허약해져 신장의 양기와 밸런스가 맞지 않아 발기의 메커니즘이 재대로 작용을 하지 않은 것이다. 치료는 신장의 음기를 보해주는 신기보음탕으로 신장의 기운을 북돋아주어야 한다.
아내의 팔 때문에 남편의 발기부전을 발견하게 된 경우는 처음이다. 발견 경로야 어찌됐든 남편의 발기부전을 미리 막을 수 있어 다행이라며 O씨는 아내의 팔에 감사를 표했다. 남편의 정력은 남편도 남편이지만 가장 가까운 아내가 늘 체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