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전북 완주군 화산면 주민들의 삶을 담은 생애사 ‘버머리 사람들’이 책으로 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
충남 경계에 자리잡은 상호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65세 이상 노인들로 30여 가구 60명이 살고 있다. 상호마을의 옛 지명은 버머리 마을이다. ‘버머리’는 마을 산이 범의 머리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마을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이야기로 기록된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상호마을 공동문화조성추진단이 4일 ‘버머리 사람들’라는 책으로 펴냈다.
첫 순서는 상호마을에서만 70년을 보낸 마을 최고령 어르신 지종금 할머니의 ‘열여섯 새색시가 시집을 간다네’가 장식했다.
‘시악시 모집(정신대) 보낸다’는 말에 놀라 화산마을로 시집오게 된 이야기부터 현재까지 마을에서 유일하게 비녀머리를 간직한 에피소드까지 상호마을에서의 70평생 이야기가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6.25때부터 현재까지 한 평생 상호마을을 일궈온 김영식(80)·유재화(78)씨 부부의 생애를 담은 ‘마을에 우리 부부 손길 안 닿은 곳 없지’, 시각장애에 굴하지 않고 성실한 삶을 함께 가꿔온 유재만(83)·박병님(78)씨의 ‘남들과 조금 달랐어도 한 세상 잘 살았어’ 등 사연도 다양하다.
조신호 단장은 “버머리 사람들은 한 시골마을에서 생활해온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우리 현대사를 엿볼 수 있는 생활사이기도 하다”며 “시골마을의 진솔한 삶을 함께 나누고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상호마을 주민들의 지나온 생애를 기록한 ‘버머리사람들’은 굉장히 소중한 기록”이라며 “책을 통해 주민들이 고향에 대한 더 많은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버머리사람들’의 제작은 완주에서 지역을 기록하고 있는 미디어공동체완두콩협동조합이 맡았으며 총 250페이지 분량이다.
책 구독 등 관련 문의사항은 미디어공동체완두콩협동조합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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