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차(왼쪽)나 생수 등은 많이 마실수록 신진대사에 좋지만 신장이 약해 많이 마신 후 몸이 붓는 사람은 줄여야 한다. | ||
무려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것이 물. 땀으로 배출되는 만큼 수분을 잘 보충해주지 않으면 영양분의 소화·흡수는 물론 운반·배설 등의 모든 대사과정에 크고 작은 이상이 생기게 된다. 이왕이면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면서 몸에 좋은 음료를 골라 마시자.
[청량음료] 뚱뚱보 만드는 ‘액체사탕’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톡 쏘는 청량감에 가장 쉽게 손이 가는 것이 탄산음료. 콜라 사이다 소다수 등 이산화탄소를 함유한 청량음료를 말한다. 소화를 돕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도 효과가 있지만 역기능이 더 많은 편이다.
‘청량음료는 액체사탕’이라는 미국공익과학센터(CSPI)의 표현처럼 지나치게 단 뒷맛이 개운치 않다. 청량음료 250㎖ 한 캔을 마실 경우 약 20~32.5g의 당분을 섭취하게 되는데, 이는 초ㆍ중등학생의 1일 권장 당분 섭취량인 20g을 훨씬 초과하는 양이다. 이런 당분은 입자가 작아 치아에 오래 머물러 충치를 만든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흔히 ‘콜라가 몸에 좋지 않아서 그 대신 사이다를 마신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콜라에는 100㎖당 13g, 사이다에는 10~12g이 들어 있어서 별 차이가 없다.
또 청량음료에는 흡수한 당을 에너지화하는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없어서 오히려 우리 몸 안에 있는 비타민을 빼앗는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는 “그 결과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더 부족해져 쉽게 피로를 느끼고 입맛이 떨어지기 쉽다. 반면 에너지화되고 남은 당이 지방으로 전환되어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경고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청량음료 1캔에는 의외로 많은 첨가물이 들어가 있다. 식용색소로 쓰는 황색 5호처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이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방부제도 문제가 된다. 물론 식품위생법에서 허가한 수준이긴 하지만 부패를 막기 위해 산소와의 결합을 방해하는 방부제가 체내에 들어가면 세포들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산소와 결합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청량음료의 상큼한 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인산도 문제가 된다. 과잉 섭취하면 신장에 칼슘으로 인한 결석을 만들거나 칼슘 배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콜라 한 캔(250g)에는 38㎎의 인이 들어 있다.
[과일주스] 과일 속 섬유질 ‘온데간데’
과일주스는 어떨까. 신선한 과일을 적당히 섭취하는 게 건강에 좋다는 상식대로라면 과일주스도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틀린 생각이다.
시판되는 대부분의 과일주스는 비만의 주범으로 꼽히는 탄산음료보다도 더 당분, 열량이 높다. 코카콜라 100㎖의 당분은 10.7g, 열량은 40㎉인데 비해 오렌지주스는 당분이 12g, 열량이 45~55㎉ 정도다.
과일을 주스로 섭취하면 섬유질이 사라져 변비, 대장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고 혈당을 급격하게 상승시킨다. 그런데다 그냥 과일로 먹을 때보다 40% 정도 많은 양을 섭취해야만 포만감이 느껴진다. 10%, 50% 과일주스는 거의 설탕물이고, 100% 과일주스에도 설탕만 없을 뿐 과당은 많이 들어 있다.
[녹차음료] 라떼류보다 순수 녹차음료를
카테킨이 지방분해를 돕고 피부미용 등에 좋다는 녹차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녹차음료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녹차제품도 제품 나름이다. 상식적으로 녹차라떼, 녹차 아이스크림 등은 당분, 열량이 지나치게 높아 아무런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든 순수 녹차음료를 골라야 한다.
가능하면 집에서 티백을 넣어 우리거나 가루녹차를 타서 작은 병에 담아서 가지고 다니면 좋다. 가루녹차는 물에 우러나지 않는 지용성 성분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평소 몸이 차갑거나 위장이 차서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너무 많이 마시지 않도록 한다.
[스포츠음료] 전해질 보충 Yes 치아에는 No
흔히 운동, 일 등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에는 스포츠음료, 즉 이온음료를 마신다. 물보다 흡수속도가 빠르고 땀으로 빠져나가는 전해질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온음료에도 문제는 있다. 설탕과 과당, 향료 등이 들어 있고, 열량이 거의 없을 것 같지만 한 캔당 평균 60㎉ 정도다.
또 청량음료와 마찬가지로 pH2.5~3.4의 강한 산성을 나타내 콜라보다 더 치아의 에나멜을 파괴한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생수·보리차] 신진대사·찌꺼기 배출 활발
그렇다면 무엇을 마시는 게 좋을까. 식생활 전문가인 김수현 약사는 “요즘 나오는 저칼로리, 무칼로리 음료들도 단맛을 내면서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 유해성 논란이 있는 합성감미료로 맛을 낸다”며 “가능하면 첨가물 걱정이 없는 음료가 좋은데, 그런 의미에서 물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갈증이 난다고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은 금물이다. 한꺼번에 마시지 말고 천천히 씹듯이 마셔야 흡수가 잘 돼 심장, 신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은 적어도 8컵, 즉 1.5ℓ가 좋다. 그래야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장의 흡수작용과 찌꺼기를 배설하는 작용이 활발해진다. 이보다 많은 2~2.5ℓ를 권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만약 신장이 약해 물을 많이 마신 후 몸이 붓는다면 줄여서 마셔야 한다.
김수현 약사에 따르면 생수를 사마실 때는 몸에 좋은 미네랄이 풍부하면서 발암논란이 있는 불소를 함유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보통 냉장고에 넣어서 차거나 얼린 생수를 팔지만 효소를 활성화시키고 면역력을 높이는 데는 20℃ 내외의 물이 좋다.
이외에 보리차, 오미자차나 시원한 수박, 참외 등 수분이 많은 과일 등으로 갈증을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식생활 전문가 김수현 약사,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최희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