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섬의 일부분이 되고 있는 만지도 앞 바다 자연석.
[경남=일요신문] 정민규 기자 = 통영시 산양읍 만지도 만지항 호안공사 중에 해변에 있는 자연석을 무단으로 채취 사용해 자연환경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만지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자연훼손 정도를 넘은 것으로 보인다.
만지항 호안공사는 통영시(조달청 20140502164-00)가 2014년 5월 2일 발주했으며, 통영시 소재 A건설이 낙찰 받았다.
이 호안공사는 공사예정금액 8500여만 원, 기초금액 7900여만 원, 호안연장 거리(L)222.4m.폭(B)3m로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180일간이다.
공사내역서에는 기초사석 0.015~0.03㎥급 203㎥(추가발주580㎥), 피복석 0.5㎥급 389㎥(추가발주480㎥)를 해상운송 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A건설은 만지도 해변에 널린 자연석을 불법 채취한 후 설계변경도 없이 건설자재로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만지항 호안공사 후 자연석이 사라진 모습.
특히 채석장에서 채취된 피복석은 강도시험을 통과한 규격품이지만, 자연석은 강도를 알 수 없는 돌이기에 호안축대의 내구성을 보장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또한 피복석을 구입할 경우에는 채석장로부터 세금계산서가 발행되고, 자연석은 세금계산서 발행이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통영시 관련부서는 공사정산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국토의 자연·문화경관을 보호하고 자연 질서를 유지 회복하기 위해 자연공원법을 제정했다.
동법 제23조 행위허가 1항 2호에는 ‘흙·돌·모래·자갈을 채취하는 행위’는 허가를 받도록 명시돼 있다.
만지항 호안공사에 사용된 자연석을 분석한 부산대 B교수는 “일부 석축의 암석 중에는 만지도의 천연암석과 유사한 암석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석축의 일부에 만지도의 천연암석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자연석은 둥글고 모가 나지 않기에 피복석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통영시 해양관광 사업과 관계자는 “만지도 이장에게 확인한 결과 기존 설치 된 것을 재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시공사가 만지도 자연석을 일부 사용해 부당 이익를 챙긴 것은 아니지만, 자연석을 사용한 만큼 공사비에서 부당이익은 회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일단 시공된 공사는 실익이 없어 원상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려해상국립공원 관계자는 “만지도 이장을 통해 외부에서 자연석을 가져온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일부 주민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다르기에 확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지도 주민 신 모 씨(남.74세)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지정된 만지도의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것을 목격하는 마음이 아프다. 국립공원에는 풀 한포기도 허가를 받아야 채취할 수 있는데, 무작위로 자연석이 채취돼 건설현장에 사용되고 반출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관련기관은 국립공원의 자연을 지킬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A건설 공사관계자는 이와 관련 “경찰조사를 받아 무혐의 처분 받았기에 아무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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