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와 정반대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저지방 식품을 먹을 때 평균적으로 28%나 더 높은 칼로리를 섭취하며, 뚱뚱한 사람의 경우는 45%까지도 더 높은 칼로리를 먹게 된다는 미국 코넬대의 최근 연구결과가 그것이다.
코넬대학 완신크 박사는 “사람들이 저지방 식품이 항상 저칼로리 식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저지방 식품에서 지방은 보통 설탕 등의 당분으로 대체된다. 따라서 저지방 스낵을 예로 들면 40% 정도 칼로리가 낮지 않고 평균 11% 칼로리가 낮을 뿐”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휴일 영화관 등을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통 초콜릿과 저지방 초콜릿을 주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저지방 초콜릿을 먹을 때 보통 초콜릿보다 안심하고 더 많은 양을 먹어 결국 28% 이상의 과다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협회(AHA) 역시 저지방 또는 무지방 식품이 오히려 비만인구의 증가에 기여해 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저지방 과자나 음료, 요구르트, 케이크 등은 일반 제품에 비해 지방분은 적지만 당분을 많이 함유해 칼로리가 비슷하거나 심지어 칼로리가 높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저지방 제품이더라도 역시 먹는 양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또 요즘 나오는 저칼로리, 무칼로리 음료라고 선전하는 제품을 고를 때도 주의해야 한다. 단맛을 내면서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 유해성 논란이 있는 인공감미료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설탕보다 단맛이 200배 정도나 강한 아스파탐을 음료에 넣으면 사용량이 적어서 혈당, 체중증가 효과가 거의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 암연구소의 모란도 소프리티 박사는 암전문지 <유럽임상종양학저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인공감미료 아스파탐 섭취량이 많을수록 백혈병이나 임파선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이 연구결과에 의문을 표시하는 주장도 많고, 아직까지는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는 만큼 인공감미료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넣은 무설탕 식품이 과식을 유발, 비만의 부추긴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 퍼듀대학 연구팀이 <비만 저널>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인공감미료를 먹인 쥐가 설탕을 먹인 쥐에 비해 칼로리로 따져 3배나 더 많은 먹이를 먹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두 그룹의 쥐 가운데 한쪽에는 설탕물을, 다른 쪽에는 설탕과 사카린을 탄 물을 각각 열흘간 준 다음 두 그룹의 쥐에게 달콤한 초콜릿 맛이 나는 스낵과 보통의 먹이를 먹였다. 그 결과 두 그룹 모두 비슷한 양의 초콜릿 스낵을 먹었지만, 설탕+사카린 그룹의 쥐들은 설탕물 그룹의 쥐들에 비해 3배의 칼로리를 섭취했다는 것이다.
인공감미료가 고칼로리와 저칼로리의 당분을 식별해 섭취량을 조절하는 인체의 타고난 능력을 방해하기 때문에 과식하게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 지난 20년 동안 무설탕 탄산음료와 스낵류의 소비가 크게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미국인들이 점점 더 뚱뚱해지는지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따라서 저지방식품이라고 해서 또는 저칼로리, 무설탕 제품이라고 해서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어느 정도나 칼로리가 낮은지, 당분이 몇 칼로리나 포함돼 있는지 봐야 한다. 만약 칼로리나 당분은 적어도 유해한 첨가물로 맛을 낸 제품이라면 피하는 것이 지혜롭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