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약은 평소에 먹는 음식의 연장선 상에 있다. 따라서 음식과 음식의 궁합에 신경 쓰듯 약과 음식의 궁합에도 신경 써야 한다. 감기약이나 위장약처럼 흔히 먹는 약이라도 궁합이 나쁜 음식과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문제는 약의 복용설명서를 아무리 자세히 읽어봐도 이런 사실은 적혀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다음은 일본 잡지 <주간겐다이> 최근호에 소개된 15가지 ‘약+음식’ 최악의 궁합이다. 잡지에서 야나가와 박사는 약을 복용할 때는 ①약의 이름 성분 효과를 확인하고 ②언제, 얼마나,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복용해야 하는지 ③복용 중에 함께 먹어서는 안 될 음식이나 약이 있는지 ④약의 부작용과 그 대처법은 무엇인지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열진통제+마늘·고추→위의 통증
해열진통제는 특히 위에 부담이 큰 약이다. 마늘이나 고추도 위에 자극을 주는 음식이기 때문에 함께 먹으면 위벽이 헐거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해열진통제+양배추→약효가 떨어진다
해열진통제에 사용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은 통증을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양배추에 들어있는 글루클론산은 이 성분을 분해하기 때문에 함께 먹으면 약효가 약해진다.
△감기약+탄산음료→약효가 떨어진다
콜라 등의 탄산음료는 감기약에 사용되는 아스피린이나 에텐자미드, 살리실산아미드 등의 성분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는 작용을 한다.
△감기약(갈근탕)+참치→구토·안면홍조
갈근탕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성분인 히스타민을 몸 안에 쌓아놓으려는 성질을 갖고 있다. 참치에 들어있는 히스티딘 성분이 부패·발효하면 히스타민으로 변하기 때문에 함께 먹으면 구토와 안면홍조 등의 히스타민 중독증상을 일으킨다.
△감기약(마황탕)+치즈→고혈압
한방에서 감기, 관절통, 천식 등에 쓰이는 마황탕의 주성분은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혈압을 올리는 에페드린이다. 치즈에도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아민이 들어있기 때문에 함께 복용하면 혈압이 급격하게 상승하게 된다.
△기침약+햄버그스테이크·스테이크→약효가 떨어진다
햄버그스테이크나 스테이크와 같은 육류를 숯으로 구우면 폴리사이클릭 하이드로카본이라는 물질이 생긴다. 이 성분은 기침약에 들어있는 테오필린이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작용을 억제한다. 때문에 약효가 떨어진다.
△위장약+우롱차·커피→약효가 떨어진다
위장약에 들어있는 염산라니티딘과 파모티딘은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그러나 우롱차나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위산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함께 복용할 경우 효과가 상쇄된다.
△위장약+알코올→뒤끝이 나쁘다
위의 점막을 파괴하고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알코올은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위장약 성분과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에 함께 마시면 두통이나 구토 등 술 마신 후 뒤끝이 나쁘다.
△변비약+우유→약효가 떨어진다
변비약에 들어있는 비사코딜은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성분이다. 변비약은 대장에 도달한 후 녹도록 되어 있는데, 우유는 위산을 중화시켜 비사코딜이 대장에 도달하기 전에 위에서 녹게 만든다.
△무좀약+우롱차·커피→수면장애·부정맥
무좀약에 쓰이는 플루코나졸이나 염산 테르비나핀은 우롱차나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중독증상을 촉진시킨다. 증상이 진행되면 수면장애나 부정맥, 과도한 긴장 등이 나타난다.
△빈혈약+우유→약효가 떨어진다
구연산제1철나트륨이 들어있는 빈혈약은 몸에 철분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우유의 칼슘은 철분에 부착하여 흡수를 막고 몸 밖으로 배출시켜 버린다.
△혈전치료약+우엉→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우엉에는 피가 응고되는 것을 막는 작용이 있다. 따라서 같은 작용을 하는 와파린칼륨을 사용한 혈전치료약과 함께 먹으면 혈액이 지나치게 묽어져서 출혈이 멈추지 않게 된다.
△혈전치료약+시금치→약효가 떨어진다
혈전치료약에 들어있는 와파린칼륨은 피가 응고되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시금치에는 이 성분의 작용을 약하게 만드는 비타민 K가 풍부하기 때문에 약의 효과가 상쇄된다.
△혈압을 내리는 약+맥주→통풍·간 장애
혈압을 내리는 약에 포함된 인도사목 추출물이나 트리클로로메티아지드는 요산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요산 수치를 높이는 작용을 하는 맥주와 함께 마시면 통풍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고지혈증약+그레이프후르츠→손발 저림
신바스타틴을 사용하는 고지혈증 치료약은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을 억제한다. 그러나 그레이프후르츠와 동시에 복용하면 약의 흡수력이 일곱 배나 높아져 손발이 저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