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1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동교동 자택에서 통합신당모임 의원들의 예방을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
그런 DJ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범여권 통합신당론과 관련해 절충형 통합카드를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3지대 후보중심 통합론과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이 합의한 지역·세력중심 통합론(중추협)을 절충한 이른바 ‘혼합형 통합신당론’이 그것이다.
혼합형 신당론은 30~40명 안팎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2차 탈당을 감행해 유력후보군에 분산 배치한 뒤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선 단일후보를 정한다는 방식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실제로 범여권 주변에서는 4·25 재보선 이후 5월 초쯤 열린우리당 내 통합파 의원 30여 명이 2차 집단탈당을 결행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들은 탈당 후 10~15명씩 그룹을 지어 정치적 기반이 약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지지기반이 돼 이 두 사람을 범여권 대권경쟁에 합류시킨 후 범여권 통합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세부 전략도 이미 세워 논 것으로 알려졌다. 혼합형 신당파 일부 핵심들은 5월 중에 후보 간 통합 합의를 이끌어 낸 뒤 7~8월 쯤 중추협과 합당하고 10월 중에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대선후보를 결정한다는 기본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또 이러한 통합 로드맵은 DJ가 진두지휘하고 있고 DJ의 측근인 열린우리당 중진의원 서너 명, DJ의 외곽 지원세력인 박지원 전 비서실장, 권노갑 전 고문 등이 실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의 비판과 여론의 역풍을 예단했으면서도 DJ의 차남 홍업 씨가 민주당 공천으로 전남 무안·신안 재보선 출마를 강행한 배경에는 DJ가 구상하고 있는 혼합형 통합신당론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DJ 측근 세력들의 전략이 투영돼 있을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