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 요통·디스크·치질
버스나 트럭, 택시 등의 차를 오랜 시간 운전하는 경우에는 요통이나 디스크 등에 걸릴 위험이 높은 편이다. 흔히 앉아있는 것보다 서 있는 것이 허리에 부담을 주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서 있는 것보다 훨씬 허리에 부담이 된다.
자동변속기를 부착한 차의 운전기사는 골반이 비틀어진 경우가 많다. 두 발을 쓰는 수동과는 달리 오른쪽 다리만 쓰다 보니 앉는 자세가 오른쪽으로 틀어진다.
치질도 운전기사들이 잘 걸리는 질환 중 하나다. 치질은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거나 반대로 서있는 경우에 걸리기 쉽다.
제때 식사를 하지 못하고 운전 시의 긴장, 승객과의 언쟁 등의 스트레스로 신경성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몸에 쌓인 피로를 제때 풀지 못하면 늘 몸이 찌뿌드드한 만성피로를 호소하고, 이를 그대로 두다가는 졸음운전 등으로 더 심각한 상황을 부를 수 있다.
☞ Advice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식생활과 금연, 절주, 운동 등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운전을 할 때는 1~2시간마다 10분 정도는 정차해서 휴식을 취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의 긴장을 풀어주라”는 것이 을지대학병원 산업의학과 오장균 교수의 조언이다.
졸리거나 피로가 쏟아지면 아무리 바빠도 안전한 곳에서 정차해 잠깐이라도 수면을 취한 후에 운전을 하도록 한다.
은행·백화점 근로자 - 냉방병
은행이나 백화점, 할인점 등 냉방이 잘 되는 곳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경우에는 냉방병이 많다. 냉방병은 자율신경의 적응 능력이 떨어져서 나타나는 생리적인 부적응 증상이다. 감기에 걸린 것처럼 코가 막히고 목이 아프고 식욕부진, 소화불량, 두통, 어지럼증, 피로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
또 에어컨 관리에 소홀하다가는 드물기는 해도 냉각수에 생기는 레지올레라는 균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레지올레라 균에 감염되면 폐렴이 생겨 노약자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심각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 Advice 실내외 온도차는 5℃ 내외가 적당하다. 요즘 같은 날씨라면 25~27℃의 실내 온도가 적당하다. 에어컨을 틀 때는 적어도 2시간에 10분 정도는 창문을 모두 열고 자연환기를 시켜야 한다. 에어컨의 찬 공기에 직접 닿는 것은 피한다. 틈틈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에어컨 필터나 냉각탑은 자주 체크해서 청결을 유지하도록 한다.
영업직·보험설계사 - 피로골절·관절염
거래처나 고객 관리를 위해 걷는 양이 많다 보니 무릎 관절이 혹사당하는 경우가 많다. 발가락이나 정강이 등에 통증을 느끼는 피로골절이 생기거나 통증을 그대로 두면 연골까지 나빠지는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 Advice 가장 먼저 편한 신발로 바꾸어야 한다. 쿠션이 있는 편한 신발을 신으면 무릎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 하이힐이나 키높이구두 등은 삼간다.
무릎이 아플 때는 보호밴드를 하거나 탄력 붕대로 감싸주면 조금 낫다. 따뜻한 찜질을 해줘도 좋다. 하지만 통증이 1주일 이상 오래 가면서 관절 부위가 붓고 굽혀지지 않을 때는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무직·IT 직업 - VDT증후군
모니터를 이용해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할 때 간혹 생기는 질환이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 머리가 앞으로 향한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는 거북목 증후군, 팔꿈치 주위 관절과 힘줄 이상으로 생기는 손목터널 증후군, 근육통이 심한 근막통 증후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거북목 증후군의 경우 오랜 시간 컴퓨터 모니터를 내려다보는 경우에 잘 생긴다. 모니터를 볼 때 목을 쭉 빼고 보는 자세 때문에 생기는 일자목 증후군과 함께 목 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다.
☞ Advice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 컴퓨터 작업을 할 때 허리와 목을 곧게 세우고 어깨는 뒤로 젖히고 가슴을 편다.
책상의 높이는 키보드를 놓고 팔꿈치 높이와 평행이 되도록 하고, 모니터는 눈보다 10~15도 아래로 향하게 조정한다. 키보드와 눈과의 거리는 적어도 40cm 이상 떨어지는 게 좋다. 책상 밑의 공간도 다리를 편히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확보한다.
교사·판매직·모델 - 하지정맥류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하는 직업이라면 선천적으로 정맥에 있는 밸브에 이상이 있는 경우, 다리의 혈관에 부담을 주어 하지정맥류가 생기기 쉽다. 다리의 푸른 혈관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으로 시작되나
심해지면 혈관이 피부 위로 울퉁불퉁 튀어나와 신경이 쓰인다. 주로 교사나 스튜어디스, 도우미, 백화점이나 할인점의 판매직원 등이 요주의 대상이다. 또 스튜어디스나 도우미 등 하이힐을 많이 신는 여성이라면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꺾이는 발변형증, 무지외반증이 많은 편이다.
교사나 학원강사처럼 칠판글씨를 쓰는 직업은 오십견이 일찍 찾아온다. 세수를 하거나 숟가락질을 못할 정도로 악화되면 괴롭기 짝이 없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해 아픈 쪽으로는 돌아눕지도 못하게 된다.
☞ Advice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집에 돌아와서 찬물과 더운물로 다리를 번갈아 찜질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잠을 잘 때는 베개나 쿠션 위에 발을 올려 심장보다 높게 해주도록 한다.
업무상 하이힐을 많이 신는 사람은 쉬는 시간에 발가락을 벌렸다 오므리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발바닥 전체를 손으로 꾹꾹 눌러 발의 피로를 풀어주고 업무가 끝나면 바로 편한 신발을 신도록 한다. 하이힐 안에 깔창을 대어 발가락의 충격을 줄여주는 것도 좋다. 하이힐은 하루 6시간 이상 신지 않는 게 좋다.
어깨의 긴장을 풀려면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을 해주면 효과적이다.
베이비시터 - 요통·어깨결림
맞벌이를 하는 자식들이 안쓰러워 손자, 손녀를 돌보는 노인이나 전문 베이비시터들을 괴롭히는 증상은 요통이나 어깨결림 등의 통증이다. 잘 놀다가도 금세 보채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자주 업고, 안아주기 때문이다. 평소 허리가 안 좋은 경우에는 아기를 안다 허리가 삐끗해서 꼼짝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 Advice 가벼워 보이는 아기라도 4~5kg은 족히 된다. 아기를 안을 때는 팔만 뻗어 상체를 숙여서 아기를 안는 게 아니라 무릎을 굽혀서 그 반동을 이용해 안는 것이 요령이다. 이렇게 하면 허리로 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만약 만성적인 허리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요통이 아니라 척추관 협착증, 디스크 등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을지대학병원 산업의학과 오장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