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트콤의 한 장면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둘은 부부가 돼서도 누구보다 교회 활동에 적극적이었다는 점이다. 김 씨는 선교부장과 선교회장을 거쳐 안수집사로 교회에 10여 년 동안 봉사를 했다. 오랜 기간 교회 생활을 하며 신앙심도 생긴 데다 아내에게 신앙적으로 성실하다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에 성서에 나오는 이름으로 개명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씨는 결혼 전과 같이 무보수로 교회 일에 매달렸고 새벽기도에도 자주 나가는 등 교회 목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신혼 초기부터 김 씨는 이 씨와 조 목사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김 씨가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결혼한 지 1년 반 정도 됐을 무렵 이 씨와 조 목사 간에 무언가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김 씨는 “당시 아침에 출근을 했다가 공구함 열쇠를 집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나 아침 10시쯤 집에 되돌아갔다. 집에 도착했을 때 속옷 차림의 아내가 조 목사와 같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아내는 놀란 채로 ‘목사님이 몸이 안 좋다고 하셔서 잠깐 누워계시라고 했어’라며 둘러댔고 목사가 부르더니 ‘몸이 아파서 좀 쉬고 가려고 누워있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목사에게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그대로 나왔다. 그때만 해도 목사를 존경했기 때문에 이상한 생각을 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실 김 씨는 결혼 전부터 주민들로부터 ‘교회가 이단이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고 교회에 다니고 난 뒤에도 신도들에게 ‘이 씨가 목사와 그렇고 그런 관계다’라는 소문을 들었다. 그러나 김 씨는 “소문만을 믿고 선입견을 갖지 말자. 스스로 경험해보고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후 아내를 믿으려는 생각으로 가정생활에 충실했지만 오히려 아내가 더 교회생활에 빠져들었다. 주부인 데도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지는 않고 교회 행사와 저녁 집회 등으로 가족이 모여 식사할 시간조차 내지 않았다. 교회에서 무보수로 일하며 이따금 받는 사례금도 교회에 모조리 봉헌했다”고 말했다. 이 씨가 교회 생활로 가정에 소홀해진 반면 김 씨는 두 아이의 양육을 위해 낮에는 회사에 다녔고 밤에는 택시 기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김 씨의 의심은 더욱 커졌다. 김 씨는 “목사는 수시로 철야기도제를 열었고 아내는 그걸 다 따라 나갔다. 실제로 기도제에 가는 사람들은 서너 명 정도밖에 없을 정도라서 목사가 아내를 불러 낼 빌미로 철야기도제를 만들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루는 아들과 같이 아내를 찾으러 교회에 갔지만 교회에 간다던 사람이 교회를 다 찾아봐도 없었다”며 “아들을 집에 보내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목사 집 앞에 가서 잠복을 했는데 아내가 목사 집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 아내는 나를 봤지만 모른 척하고 도망가려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내 이 씨는 2년 전부터 김 씨에게 이혼을 요구해 왔다. 사람이 싫어졌다며 아이들과 살 집을 마련해달라고 말한 것. 김 씨는 이혼을 요구한 시기가 조 목사가 상처한 후였다는 것을 알고 이들의 외도를 더욱 확신했다. 요즘 이들 부부는 각방을 쓰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최근 교회 행사로 며칠 동안 집을 비우고 있었는데 여러 번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닿지 않았다.
김 씨는 가정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씨의 이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결국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김 씨와 아들의 유전자 검사 결과 친자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2015년 2월 김 씨는 한 검사기관에 아들과의 유전자 감정을 의뢰했고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된 것. 유전자 감정서에는 ‘친부자 관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좌위를 분석했는데 이 중 일부가 일치하지 않아 친부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작성돼 있었다.
김 씨와 아들 김 군의 친부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유전자 감식 결과서.
조 목사는 “머리카락을 뽑아달라고 해서 뽑아줬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내 아들이라니 말도 안 된다. 검사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조 목사의 유전자를 검사한 병리사는 “간혹 돌연변이가 나올 수도 있지만 99.99%라는 수치는 친자와 다름없다는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사 역시 “유전자 검사는 매우 정확하다. 99.99%는 사실상 아들이라는 이야기”라고 했다. 또 검사를 시행한 검사기관에서는 “법원에서 지정한 기관이고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은 곳인데 조 목사의 검사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발언에 명예가 훼손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씨와 조 목사의 유전자 감식 결과는 현재 법원에 제출된 상태다.
김 씨는 “당연히 친자식인 줄 알고 키웠는데…, 이제 아들 얼굴을 볼 수도 없다. 아들 역시 사춘기를 겪고 있는데 이 사실을 다 알게 돼 걱정이 크다. 아들에게는 다른 것은 신경 쓰지 말고 우선 학업에만 전념하라고 말했다”며 “나이 오십에 인생이 망가져서 미래가 안 보인다. 자살 사이트를 찾아보며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눈에 밟혀 지금은 다른 교회에서 기도를 하며 버티고 있다. 빨리 재판이 끝나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이혼 소송은 최근 이 씨가 변론기일을 미뤄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 목사와 김 군의 친자확률이 99.99% 일치한다는 내용의 보고서.
또한 정 씨는 조 목사를 사기 혐의로도 고소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정 씨는 조 목사의 부탁으로 2009년 3억여 원을 빌려줬다. 조 목사가 당시 빚을 갚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지만 일부 돈을 갚다가 중단했다. 정 씨는 “처음 교회에 왔을 때 목사에게 사업 사정이 좋지 않아 대출을 생각한다는 내용의 상담을 했고 기도를 부탁했다. 그랬더니 얼마 후 목사가 오히려 싼 이자를 원한다며 그 대출을 통해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며 “담임목사의 부탁이라 거절할 수도 없고 돈을 갚지 않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돈을 갚지 않았고 정작 사업에 돈을 쓰지 못해 파산한 상태다. 성추행만 하지 않았더라도 고소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인데 보상을 바라는 마음보다 진실이 가려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검찰은 조 목사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을 구형했고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다. 조 목사는 이전에도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