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링 쑥뜸은 기본혈은 물론 다양한 경혈을 함께 자극해 질병을 치료한다. 심주섭식 링 쑥뜸 방법은 <심주섭 할아버지의 뜨겁지 않은 쑥뜸 치료법> (서울문화사 간)에 자세하게 소개돼있다. | ||
심주섭 옹은 뜨겁지 않은 링 쑥뜸법을 개발한 인물이다. 심 옹이 쑥뜸을 연구한 계기는 30년 전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되면서다. 당시 ‘중풍에는 쑥뜸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쑥뜸을 떴는데 회복된 이후부터 10년간 쑥뜸 연구에 몰두해 왔다고 한다. 심 옹의 쑥뜸법은 최근 민속연구가 김용태 씨에 의해 정리돼 <심주섭 할아버지의 뜨겁지 않은 쑥뜸 치료법>(서울문화사 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침과 더불어 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치료법이 뜸. 우리 조상들은 질병을 예방하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뜸을 떠왔다.
하지만 피부 위에 직접 뜸을 뜨는 고통 때문에 어느 사이엔가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의학이 발달해 굳이 살갗을 불로 태워가는 고통을 참아가면서까지 병을 치료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현대의학으로도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이 늘어나면서 요즘 다시 뜸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7년 전 난소암에 걸린 한미정 씨(54·서울시 송파구 오륜동)도 뜸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구토 한번 하지 않아서 주변 사람들이 다들 놀랐어요. 식욕도 떨어지지 않고 고통도 거의 못 느꼈습니다. 병원에서도 신기하다고 할 정도였죠. 링 쑥뜸이 아니었으면 저도 다른 암환자들처럼 정말 고통스러웠을 텐데….”
링 쑥뜸은 심주섭 옹이 개발한 것으로, 심 옹은 5년 전에 세상을 뜨고 현재는 차남인 심재천 씨(51)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쑥뜸연구원(경기도 하남)을 지키고 있다. 쑥뜸연구원에는 날마다 암이나 당뇨병, 중풍환자들이 쑥뜸 뜨는 법을 배우기 위해 줄을 잇는다. 모두 이곳에서 알려준 ‘뜨겁지 않은 링 쑥뜸’으로 병이 나았다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이들이다.
“링 쑥뜸 요법은 선친께서 30여 년 전에 당신의 중풍을 치료하다가 개발한 요법입니다. 뜸이 좋다는데, 피부에 직접 뜨면 뜨거워서 도저히 뜰 수가 없어 몇 년의 걸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끝에 뜨겁지 않게 뜸을 뜨는 방법을 찾으셨습니다.”
그렇게 심 옹이 직접 개발한 링 쑥뜸의 효과는 놀라웠다. 자신의 중풍이 씻은 듯이 나은 것은 물론 그가 뜸을 떠 준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건강을 되찾았다. 심 옹은 이 일을 계기로 평생 쑥뜸을 보급하는 일에만 전념했다.
심재천 씨 역시 부친이 했던 것처럼 일종의 사명감으로 먼 곳에서 쑥뜸연구원을 찾아온 환자들에게 링 쑥뜸 뜨는 법과 자리를 자세하게 알려주며 쑥뜸을 보급하고 있다. 쑥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질 좋은 약쑥을 직접 재배하는 데도 열심이다.
“스스로도 쑥뜸의 효과에 새삼 놀랄 때가 많다”는 것이 심 씨의 이야기다. 말기 암환자들이 링 쑥뜸을 시작하면 구토, 설사 등의 고통스러운 부작용을 겪지 않는 것은 물론 항암치료를 하면서 낮아지는 백혈구 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수없이 봤다. 또 목이나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다가 링 쑥뜸으로 나았고, 관절 연골이 끊어져서 병원에서는 치료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사람이 무릎에 뜸을 떠서 연골이 재생되기도 했단다.
“뜸 치료법은 우리 몸속에 있는 351개의 경혈을 선택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특징이죠. 이곳에 자극을 주어 경락과 장부를 흐르는 기의 불균형을 바로잡습니다. 또 경락과 경락 사이에 부조화되어 있는 부분을 서로 협조하게 만들어 기혈순환을 순조롭게 만들어 건강해집니다. 심주섭식 링 쑥뜸은 특히 오장육부를 관장하는 복부와 양기를 관장하는 등 쪽의 경혈을 자극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장육부가 건강하면 병에 걸릴 이유가 없고, 걸려도 빨리 낫습니다.”
심주섭식 링 쑥뜸은 주먹만 한 뜸기둥을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만든 링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온열 자극을 주는 간접뜸이다. 링 쑥뜸의 뜸기둥은 피부 위에 직접 올려서 뜸을 뜨는 일반 뜸기둥의 100장에 해당하는 크기다.
심주섭식 링 쑥뜸에서 권하는 쉬운 쑥뜸방법 하나! 바로 신궐과 관원, 중완이라는 3개의 기본 혈자리에 하루에 3장씩 뜸을 뜨는 것이다. 감기에 자주 걸리고 늘 피로를 달고 사는 사람이라면 1주일 정도만 뜸을 떠도 효과가 있다.
◇신궐 - 배꼽의 정중앙에 있는 혈이다. 신기(神氣), 즉 신령스러운 기운이 깃든 곳이라는 뜻의 부위다. 배꼽의 정중앙은 우리의 생명이 모체의 뱃속에서 자랄 때 배꼽으로 연결된 탯줄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한 자리이기 때문에 상징성 또한 큰 부위다.
▲ 증상별로 효과 있는 뜸자리 ◇소화불량 - 중완, 신궐, 관원 등의 기본혈만 3일 정도 뜸을 떠줘도 효과가 있다. ◇위염 - 기본혈과 함께 격수, 비수, 신수, 삼음교에 꾸준히 뜸을 뜨면 좋다. ◇고혈압 - 기본혈과 함께 신주, 수삼리, 족삼리에 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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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원 - 배꼽 아래에서 약 9cm 위치에 있는 혈자리.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온 선천적인 기를 관장하는 혈로 원기가 모이는 곳이다.
남녀 모두 생식기와 밀접한 혈로 신장질환이나 생식기 질환 등을 치료할 때 정력 증진을 위해 뜸을 뜨는 혈자리다. 또 너무 말라서 고민하는 사람이나 지나치게 살이 쪄서 고민인 경우에도 효과가 있다.
◇중완 - 배꼽에서 위쪽으로 9~10cm 올라간 위치. ‘완(脘)’이 위의 입이라는 뜻으로 중완은 위의 가운데 입을 말한다. 위를 중심으로 한 혈이므로 여러 가지 위장병이나 설사, 변비 등이 있을 때 뜸을 뜨는 곳이다. 또 두드러기 어지럼증 귀울림 여드름을 치료하고 정력 증진을 원할 때도 이곳을 빼놓으면 안 된다. 식사 후에 속이 더부룩할 때는 이곳을 가볍게 문지르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
심주섭식 뜸은 피부 위에 직접 올려서 뜸을 뜨는 뜸기둥보다 크기가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뜸을 뜰 때 필요 이상으로 몸을 움직이다 보면 뜸기둥이 굴러 떨어져 델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때문에 뜸을 뜨기 전에 뜸기둥을 필요한 양만큼 미리 만들어 놓아야 한다. 약쑥과 나무 절구, 나무 막대를 준비해서 원추형으로 만드는데 지름은 3~4cm, 높이는 5cm가 적당하다. 이와 함께 뜸을 뜨는 부위가 뜨거워질 때마다 열기를 덜어주는 링 받침대도 뜸기둥과 같은 수로 준비한다. 뜸기둥과 링 받침대는 적어도 9개씩 준비해야 뜸을 제대로 뜰 수 있다.
뜸을 뜨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뜸기둥 1개를 링 받침대 위에 올리고 뜸기둥과 링 받침대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만진다. 이런 요령으로 링 받침대 3개에 뜸기둥을 하나씩 올린다.
② 편하게 누워 기본혈인 신궐, 관원, 중완 3곳에 ①의 링 받침대를 잘 올린다.
③ 뜸기둥 위에 라이터 등으로 불을 붙인다.
④ 뜸기둥이 타면서 연기가 나고, 살이 약간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면 3개의 혈자리에 놓인링 받침대 밑에 새로운 링 받침대를 끼워 넣는다. 링 받침대를 끼워 넣을 때는 구멍이 잘 맞게 해야 받침대 사이 틈으로 연기가 새어 나오지 않는다.
⑤ 뜸기둥이 계속 타면서 다시 혈자리가 뜨거운 느낌이 들면 링 받침대를 한 개씩 더 끼운다.
⑥ 보통은 링 받침대를 한 혈자리에 3개씩 올리면 뜸기둥이 다 탈 때까지 견딜 수 있다. 하지만 뜨거워서 참기 힘든 사람들은 링 받침대를 한 혈자리에 4개까지 올려서 해도 좋다.
⑦ 가장 위에 있는 링 받침대(뜸기둥이 올려져 있는 링 받침대)를 손으로 들어보아 바닥에 불기운이 없으면 다 탄 것이므로, 혈자리에서 링 받침대와 뜸기둥을 내려놓는다.
⑧ ①~⑦의 요령으로 각 혈자리마다 뜸기둥을 2장씩 더 올려서 뜸을 떠 모두 3장의 뜸을 뜬다.
⑨ 뜸을 다 떴으면 마른 수건이나 티슈로 혈자리에 묻는 쑥의 진액을 닦아낸다. 이때 물로 씻으면 치료 효과가 줄어든다. 쑥뜸을 뜬 부위는 뜸을 뜬 지 6시간이 지나서 물로 씻어도 된다.
⑩ 하루에 3장씩 3개의 기본혈(신궐, 관원, 중완)에 3~4일 정도 뜸을 뜨면 피로를 모르고 몸이 가볍다.
뜸을 뜰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몸 뒤쪽 정중앙선 척추뼈를 따라 흐르는 독맥의 대추혈(고개를 앞으로 숙였을 때 볼록 뼈가 튀어나오는 곳)과 엉덩이 꼬리뼈 아래쪽에 있는 장강혈(손으로 만져보아 엉덩이 사이에 있다)에 뜸을 3장씩 뜨면 더 좋다.
대추혈은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는 혈이고, 장강혈은 독맥이 시작하는 혈로 힘을 길러줘 이들 혈자리를 잘 자극하면 몸과 마음이 개운해진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