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리면 체지방과 혈압 수치가 낮아지고, 조기 사망 위험을 15%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 대학병원의 필립프 메이어 박사팀은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 중에서 일주일에 운동량이 2시간 이하이고 하루 10개 이하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비활동적인 77명을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도록 했다. 대상자들은 하루 평균 5~23층을 오르내렸는데, 3개월 후 검사 결과에서 실험 대상자들의 신체 유산소량은 8.6% 증가했다. 허리둘레와 몸무게, 체지방 지수는 2% 줄었으며, 혈압수치와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운동에 비하면 계단 오르내리기의 운동량이 적지만 이처럼 체지방과 혈압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조기 사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다리나 허벅지 근육 등을 자극해 하체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고 살을 빼는 것이 목적이라면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 등을 이용해 매일 20~30분가량, 하루에 2번 이상 오르내리면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빨리 오르내리기보다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오르내리는 것이 좋다. 올라가는 것이 힘들다면 내려가는 것만 횟수를 더 늘려 실시한다. 내려오는 속도가 너무 빠르면 부상의 위험이 따르므로 적당히 조절한다. 숨이 가빠지고 현기증이 날 때는 바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다만 비만이 있으면 무릎관절이나 인대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걷기나 산책 등 보다 안전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릎 관절이 약한 중장년층도 마찬가지다. 계단을 오를 때는 평지를 걸을 때보다 자기 체중의 3~4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가해지고 내려올 때는 이보다 더 많아 자기 체중의 7~10배에 달하는 하중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임신부 역시 임신 전보다 체중이 늘어 무릎관절에 부담을 줄뿐만 아니라 임신 중에 분비되는 호르몬 때문에 근육과 인대가 이완돼 무릎이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비만이 있거나 무릎관절이 약하거나 관절염이 있는 사람, 임신부 등은 계단 오르내리기 대신 출퇴근길에 한두 정거장 일찍 내려 30분가량 걷거나 점심식사 후에 회사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는 등의 방법이 좋다. 걸을 때는 발뒤꿈치 바깥쪽으로 땅을 디디기 시작해 발바닥 중앙 바깥쪽을 닿게 하고 앞쪽 새끼발가락에 이어 엄지발가락 순서로 바닥에 닿게 한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