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우리 몸의 여러 가지 기능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한다.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피부의 변화다. 피부의 신진대사 능력이 점점 떨어지면서 깨끗하던 얼굴에 하나둘씩 주름이 늘어나고 피부가 조금씩 처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몸속 기관들도 피부와 마찬가지로 나이를 먹는다. 예를 들어 위의 경우 나이가 들면 위산의 분비량이 줄어 살균작용이 약해지고, 위의 점막이 약해져 연동운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젊을 때는 소화가 잘 되던 음식도 시간이 한참 지나도 소화가 안 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뇌의 신경세포 수도 크게 줄어든다. 60~70대에는 뇌의 크기와 혈류량이 20대보다 20~30%가량 줄어든다.
노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호르몬도 그 중 하나다. 우리 몸속의 남성호르몬이나 여성호르몬, 성장호르몬, 멜라토닌호르몬 등의 각종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여러 가지 노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 복부비만, 성욕저하, 만성피로 등으로 고생하고 성장호르몬이 줄어들면 기억력 저하, 우울증, 만성피로, 불면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멜라토닌호르몬이 많이 줄어들면 불면증이 생길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을 침입하는 세균, 바이러스 등과 싸우는 면역력까지 떨어진다. 갑상선호르몬이 감소하면 비만, 변비, 피부트러블 등이 나타난다.
호르몬 외의 원인으로는 유전이나 산화 스트레스, 잘못된 생활습관 등도 노화를 부추긴다. 산화 스트레스는 체내의 활성산소 농도가 증가해 정상 세포를 손상시키는 상태를 말한다. 원래 우리 몸은 활성산소가 만들어지면 스스로 항산화 효소를 분비해 활성산소를 몸 밖으로 내보낸다. 문제는 40대 이후가 되면 이 항산화 효소의 분비량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또한 과로나 흡연, 공해, 정신적 또는 육체적인 스트레스 등의 요인이 산화 스트레스를 더욱 증가시킨다. 잘못된 생활습관은 과음이나 흡연, 운동 부족 등을 말한다.
이런 이유에서 노화방지클리닉을 찾으면 호르몬 이상이나 산화 스트레스 등 노화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검사를 실시한다. 호르몬 검사를 비롯해 활성산소 검사, 모발 중금속검사, 체지방 검사, 피부 탄력검사, 골다공증 검사 등이 그것이다. 검사 결과 특정 호르몬이 부족한 경우에는 이것을 채워주고, 모발을 검사해 부족한 미네랄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물론 치료와 함께 운동이나 체중조절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다면 가장 궁금한 것은 ‘나는 얼마나 늙었을까’에 대한 대답일 것이다. 간단하게 자신의 노화 정도를 체크해 보는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피부의 경우 손가락으로 잡아당겨 탄력도를 검사한다.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손등을 5초 동안 잡아당겼다가 원상태로 복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는 방법이다. 20~30대는 1~2초 정도밖에 안 걸리지만 40~50대는 2~5초 정도 걸린다.
전반적인 신경근육의 기능을 확인하려면 ‘정적 균형검사’를 해본다. 두 눈을 감고 무릎을 45도 구부린 채 양손을 허리에 대고 왼쪽 발을 지면에서 15㎝ 정도 들어올린다. 눈을 뜨거나 발을 움직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잰다. 5분 간격으로 3회 재서 평균 시간을 낸다. 이 시간이 25초 이상이면 20~30대, 10~25초이면 40~50대로 본다.
우리 몸의 기둥인 허리의 건강 상태도 간단하게 알 수 있다. 허리를 구부려서 손끝이 발끝과 10cm 이상 떨어져 있는지, 벽에 발뒤꿈치를 대고 허리를 펴고 똑바로 선 자세를 취해 머리 뒤통수가 벽에 닿지 않는지 확인해 본다. 만약 어느 한 가지라도 안 되는 경우에는 이미 허리에 이상이 있거나 앞으로 허리 때문에 고생할 가능성이 있다.
눈의 상태는 안구조절 검사로 확인한다. 한 손에 자의 한쪽 끝을 잡고 측정하려는 눈 바로 아래의 안면 뼈에 갖다 댄다. 다른 한 손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거리에서 명함을 쥔다. 그런 다음 명함을 눈에 가깝게 서서히 움직여서 흐리게 보이기 시작하는 거리를 잰다. 보통 20~30대는 10cm, 40~50대는 30cm 정도다.
우리 몸의 노화가 시작되는 시기는 20대 이후로 알려져 있다. 특히 40대 이후가 되면 노화의 속도가 급속히 가속화된다. 때문에 노화속도가 빨라지기 전에 미리미리 ‘노화방지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이 말하는 다섯 가지 노화방지 습관을 실천해 보자.
>>숙면을 취한다=늦어도 12시 이전에 잠을 자야 성장호르몬이나 멜라토닌 등 각종 호르몬 분비가 원활해진다. 잠자는 시간은 다음날 낮 시간의 활동에 지장 없이 또렷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보통 7~8시간이면 적당하다. 식품 중에서는 바나나, 토마토 등이 숙면에 필요한 멜라토닌의 원료가 되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좋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병행=운동을 할 때마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거나 일주일에 세 번씩 번갈아 가면서 운동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관이 튼튼해지고 심장건강에 도움이 된다. 걷기나 달리기, 수영, 등산, 자전거타기, 체조 등이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자신의 나이와 건강 상태, 체력 등을 고려해 적당한 강도로 실시한다. 근력운동을 하면 적당히 근육이 생기면서 피로가 줄고 활력이 생긴다.
>>소식을 한다=식사를 거르지 않고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되 식사량은 4분의 1 정도를 줄인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식을 하면 각종 성인병, 암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는 활성산소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효소는 늘어나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증 비만 등 여러 가지 성인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중년 이후에는 소식을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소식을 실천할 때는 영양불균형 상태가 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흰 쌀밥보다는 쌀눈이 있는 현미잡곡밥에 신선한 채소, 과일을 충분히 먹고 단백질 섭취를 위해 콩이나 두부도 많이 먹어야 한다. 지나치게 짜거나 단 음식, 화학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은 삼가는 게 좋다.
>>육류는 살코기 위주로 먹는다=육류에는 성장호르몬을 만드는 데 필요한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지방은 포화지방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제거하고 먹는 게 좋다. 또 항생제나 중금속, 환경호르몬 등의 유해물질도 대부분 지용성으로 육류의 지방조직에 녹아 있다. 조리법도 튀김이나 볶음보다는 보쌈, 수육 등 기름기를 빼는 조리법을 선택한다.
한 가지 더!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을 섭취할 때도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지므로 육류를 섭취할 때는 마늘, 양파 등 채소를 충분히 먹도록 한다.
>>많이 웃는다=많이 웃는 것, 특히 크게 소리 내서 웃으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진다. 아기들은 태어난 지 2~3개월이 지나면 웃음의 횟수가 많아져 하루 400번 이상 웃는다고 한다. 하지만 성인은 웃는 횟수가 하루 평균 14회 정도까지 급격히 줄고, 심지어 하루에 단 한 번도 웃지 않고 지내는 사람도 많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