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건강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을 고를 때는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 제품인지부터 확인하는 게 좋다. 이와 함께 주의사항이나 일일 섭취량 등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만약 간염 등 만성 간질환이 있을 때는 섭취하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아무리 간에 좋은 식품이라고 해도 잘못 섭취하거나 지나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음으로 인해 간이 손상된 상황에서 간 기능 개선 식품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섭취 후에 알레르기가 생기거나 설사, 복통 등이 발생하면 바로 중단해야 한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한방병원 심재종 원장은 “간에 좋다는 식품의 효과를 과신해 약으로 생각하거나 이를 믿고 과음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술의 양을 하루 두세 잔 정도만 마시고, 간이 회복될 수 있도록 2~3일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과음이나 편식 등으로 간을 돌보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해도 이미 늦는다. 간은 뚜렷한 증상 없이 서서히 나빠지고, 일단 증상이 나타날 무렵에는 심각한 상황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간 건강식품을 고를 때 간 건강 기능을 숙취 해소 효과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간 기능 개선 효과와 숙취 해소 효과는 엄연히 다르다. 흔히 음주 전후로 마시는 숙취 해소 음료는 아직까지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된 것은 없다. 혈중 알코올 분해를 촉진해 숙취 유발물질의 농도를 낮출 뿐 간 기능 개선 효과는 없다.
현재 식약청이 간 기능 개선 효과를 인정한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는 세 가지. 헛개나무 추출물과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 밀크씨슬로 불리는 엉겅퀴 추출물이 그것이다. 이것들은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 등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식품이다.
◇헛개나무=지난해 말에 가장 먼저 효과를 인정받은 식품이다. 정확하게는 헛개나무의 열매꼭지 추출물로, 주성분은 항산화 효과가 큰 쿼세틴이라는 성분이다. 이 추출물의 적정 섭취량은 하루 2460㎎이다.
원래 한방에서는 헛개나무 열매를 ‘지구자’라고 해서 숙취 해소는 물론 술독으로 인한 증상이 있을 때 간에 작용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
“오랜 기간 술을 마셔온 사람의 경우 간 부위의 습열(濕熱)이 쌓여 알코올성 지방간이 나타나기 쉽다. 지구자가 바로 술로 인해 발생하는 간의 습열을 없애준다”는 것이 심재종 원장의 설명이다.
보통 과음한 다음날 꿀물을 마시는데, 헛개나무 열매 달인 물을 마셔도 좋다. 헛개나무 열매를 ‘나무에서 나는 꿀’이라는 뜻에서 ‘목밀(木蜜)’이라고 부를 정도로 단맛이 있어 맛도 거부감이 없다. 헛개나무 열매는 물을 부어 달여 마시는데, 세 번까지 달여 마실 수 있다. 다만 성질이 찬 약재이므로 몸이 냉한 체질보다는 열이 많이 있는 체질에 잘 맞는 편이다.
◇표고버섯=식약청이 두 번째로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은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 분말이다. 시험관내 시험에서 이 분말을 주입한 뒤 간세포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단백질 합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 분말을 섭취한 결과, GOTㆍGPT 수치가 떨어졌다. 간이 건강할 때는 이들 수치가 40 이하로 낮고, 높을수록 간 건강이 나쁜 편이다. 이 분말의 하루 적정 섭취량은 1.8g이다.
한방에서 ‘향심’으로 불리는 표고버섯에는 간의 독성을 완화시키는 베타 글루칸 성분이 풍부하다. 베타 글루칸이라는 다당류는 대부분의 버섯에 들어 있는데,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 암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한 알코올의 대사 과정에 필요한 비타민 B2와 C가 많이 들어 있어 피로 회복에도 좋다. 참고로 표고버섯 균사체 AHCC는 현재 식약청으로부터 면역력 증강 효과만 인정된 상태다.
이뿐만 아니다. 표고버섯에는 염증을 완화시키는 성분이 있어서 아토피, 여드름 같은 피부질환에도 좋다. 또한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에도 도움이 된다. 엘리타데닌이라는 아미노산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말린 표고버섯에는 뼈 건강에 필요한 비타민 D와 함께 이 비타민의 생성을 돕는 에르고스테린도 많이 들어 있다.
표고버섯 하면 조선시대 왕들이 각종 요리나 차, 죽 등으로 즐겨 먹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당시 궁중연회에 등장하는 요리를 보면 표고버섯이 들어간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심장이 약한 왕에게는 말린 표고버섯을 우려낸 물로 국물을 이용하고 표고버섯을 넣어 만든 만두로 만두국을 끓여 자기 전에 먹게 했다고 한다.
역시 헛개나무 열매와 마찬가지로 몸이 찬 사람과 찬 음식을 먹으면 탈이 잘 나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표고버섯차로 마실 때는 말린 표고버섯 5개에 물 5컵을 붓고 30분가량 푹 달여서 마신다. 버섯도 버리지 않고 찌개에 넣거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밀크씨슬=이것은 흔히 말하는 엉겅퀴의 일종으로, 실리마린이라는 간 보호물질이 들어 있다. 실리마린은 항산화작용이 비타민 E의 10배에 이르고, 간이 분비하는 글루타티온 분비량을 35%나 증가시킨다. 현재 독일 등 유럽은 물론 국내에서도 간을 보호하고 간질환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 처방된다. 이처럼 효능이 뛰어나면서도 독성이 적다는 것이 실리마린의 장점이다.
민간요법에서도 예로부터 말린 엉겅퀴 뿌리에 물을 붓고 달여 마시면 간질환, 산후 부기에 좋다고 했다. 엉겅퀴 줄기를 달인 물은 위염, 양기 부족에 효과가 있다. 시중에는 엉겅퀴환을 비롯해 역시 간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민들레와 함께 환으로 만든 건강식품 등이 나와 있다.
이외에도 간에 좋은 식품으로는 결명자나 모과, 부추 등을 꼽을 수 있다. 결명자는 간에 열이 쌓여 눈이 충혈되거나 통증이 있을 때 주로 쓴다. 대장에 열이 쌓이거나 건조해서 생긴 변비에도 효과적이다.
독특한 향을 가진 모과도 간에 이롭고, 비장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므로 비위에 습기가 쌓여 설사, 구토 등을 보일 때 모과차 등을 마시면 좋다.
채소 중에서는 부추가 특히 간에 좋은 식품이다. 비타민 A·B1·C, 칼슘, 철분 같은 영양소가 풍부해 간 기능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다사랑한방병원 심재종 원장
숙취 싸악~ 지압법
특히 속이 쓰리고 구역질이 심할 때는 내관이라는 경혈을 자극한다. 손목 안쪽에서 약 3~4㎝ 떨어진 중앙점이 ‘내관’이다. 두통이 있다면 머리의 꼭대기 부분에 있는 ‘백회’혈을 자극한다. 뒷목의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하는 가장자리인 ‘천주’와 ‘풍지’도 눌러주면 좋다.
과음 후 잠들기 전에 물이나 보리차, 녹차 등으로 수분을 섭취하면 숙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커피나 탄산음료는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삼간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애주가들 비타민B2결핍
우유 생선 버섯으로 보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