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을 삔 젊은 여성이 한의원을 찾아왔다. 언제 그랬는지, 이번이 처음인지, 다른 곳은 아프지 않은지 하나하나 물었다. 컴퓨터 앞에서 온종일 일하는 사무직 직장인으로, 허리와 어깨가 늘 굳어 있고 두통이 잦으며 자주 발목을 삐는 편이라고 했다. 먼저 누운 상태에서 다리와 골반 등을 살펴보고 맨발로 서도록 해서 발목-무릎-좌골-뒷목-정수리의 각도와 정렬 상태를 관찰했다. 확인 결과 골반이 약간 어긋나 다리 길이가 다르고, 등이 굽은 데다 목은 앞으로 구부정한 ‘일자목’ 증상이 있었다.
이 환자의 발목 염좌는 어긋난 척추 때문일 가능성이 높았다. 때문에 척추는 그대로 두고 삔 발목만 중요하게 생각해서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경우 이 환자는 계속 습관적인 염좌와 요통, 어깨통증으로 고생할 것으로 보였다. 이런 경우 추나요법이 매우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치료방법이다.
밀 추(推), 당길 나(拿) 글자 그대로 비뚤어진 뼈와 관절, 근육 등을 밀고 당겨 교정하는 방법이 추나요법. 근막 안에 있는 근육의 균형까지 잡아주어 신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몸의 각 부분을 바르게 만든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날 때 무심코 기지개를 펴는 것도 밤새 뒤틀린 몸을 바로잡는 추나요법의 원리와 비슷하다. 등이 굽은 사람은 아무리 ‘몸을 펴고 다녀야지’ 하고 다짐을 해도 이미 굽은 등은 쉽게 펴지지 않는다. 이때는 추나요법으로 외부에서 물리적인 힘을 가해 교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다면 추나요법으로 어떤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까. 추나요법은 추간판 탈출증, 즉 흔히 말하는 디스크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에 효과가 크다. 하지만 척추의 변형을 바로잡는 체형교정이 더 기본적이고 중요하다. 골반 비틀림(다리 길이의 차이), 휜 다리, 안짱걸음, 오리궁둥이, 숨은 키 등 골반과 관련된 변형은 당연히 골반을 교정해야 좋아진다. 어깨높이 차이, 굽은 등, 일자허리, 척추측만증, 팔과 허리와 다리의 군살 등은 요추에서 경추까지의 척추를 교정해주면 훨씬 나아진다. 경추의 변형이 심한 경우 턱에서 소리가 나거나 입을 벌릴 때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턱관절 질환에도 추나요법이 효과적이다.
보통 1회에 10~15분씩 주 2회, 3개월가량 꾸준히 추나치료를 하면 뼈 자체가 바르게 교정된다. 물론 상태에 따라 치료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이렇게 일정 기간 체형추나요법을 받으면, 이후에는 교정된 상태가 잘 유지된다.
한 가지, 카이로프랙틱과 추나요법이 같은 것인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카이로프랙틱이 어느 한정된 부위를 집중적으로 치료한다면, 추나요법은 전신적으로 체형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목 디스크로 내원했다고 해도 골반이나 허리 부분에 문제가 있다면 그 부위의 치료를 집중적으로 한다. 당연히 전체적인 체형의 상태를 개선시켰을 때의 치료효과가 더 크다. 또한 추나요법은 뼈와 관절뿐만 아니라 관절을 움직이는 근육, 인대에도 비중을 두어 치료한다. 근육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침 치료나 한약 처방을 하기도 한다.
힘찬세상 경희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