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합뉴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9월 2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중견 언론인 모임)에서 이같이 밝혔다. 남 지사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은 밑바닥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리 국민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관심과 고민이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걱정 된다”고 보탰다. 새누리당의 대권잠룡인 남 지사가 반 총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남 지사의 이러한 발언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치권 일각에선 “친박 지도부 출범과 맞물려 반 총장 주가가 올라갔다. 그러자 남 지사가 ‘반반 마케팅’에 돌입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허성무 정치평론가는 “대선 선거 격언 중에 ‘가장 센 놈을 때려라’는 말이 있다. 여야를 통틀어 반 총장이 가장 세다. 남 지사는 1차전에서 반 총장을 넘어서야 한다. 설사 이번에 대선후보가 못 되더라도 반 총장과 대등한 싸움을 벌여서 최소한 여권 내에서 2위를 해야 한다. 앞으로 남 지사는 더 강한 발언으로 반 총장 ‘때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반 마케팅’에 나선 대권잠룡은 남 지사뿐만이 아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시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본인의 구상이 있다면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 지사의 발언 수위와 비교했을 때 신중한 측면이 있지만 반 총장의 대선 행보를 견제하는 분위기가 엿보이고 있다.
야권의 대권잠룡으로 급부상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도 반반 마케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 총장이 우리나라는 레벨이 낮고 레벨을 올리려면 언론 계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언론에 계도받아야할 레벨 낮은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반 총장이나 주류 악성언론의 레벨이 낮기 때문에 계도를 받아야 한다”고 반 총장을 비판했다. 이 시장은 반 총장의 발언이 ‘국민개돼지론’과 다름없다고 공격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최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충청대망론은 새로운 통합과 미래를 향한 지도자를 너무 지역에 가둬놓는 어법이다”고 말했다. 반 총장을 의식해 충청대망론을 에둘러 비판한 행보다. 이에 대해 허성무 정치평론가는 “지난 추석 밥상에 최고로 많이 오른 사람이 반 총장이다. 최고의 수혜자다. 국회의장하고 원내대표들이 미국까지 찾아가서 멍석까지 깔아줬다. 반 총장이 치고 올라오면 당연히 공격을 해야 한다. 특히 당내 경선에 목을 매는 사람들이 반 총장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