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의혹과 이 금감원장 함수관계

현재까지 파악된 현대상선 대출사건에 이근영 금감원장이 연루 의혹을 받는 이유는 이 사건이 지난 2000년 6월7일을 전후해 벌어진 때문이다. 당시 이 원장은 산은총재를 떠나기 2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물론 이 대출이 당시 부총재였던 박아무개 부총재에 의해 전결된 사항으로 알려져 있지만, 4천9백억원을 총재가 모르게 처리할 수 없었다는 게 은행가의 추측이다.

게다가 엄낙용 후임총재는 이 원장이 금감원으로 자리를 옮긴 후 이기호 수석 등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증언했다. 당연히 이 원장이 이 대출문제를 잘 알고 있었다는 얘기인 셈이다.

또 하나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이 원장이 이귀남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현대상선 계좌추적 중지를 요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부분이다. 이 원장은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이지만 그같은 요청을 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정형근 한나라당 의원이 이같은 통화내용을 도청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점이다. 도청 내용을 공개하긴 어려울지 모르지만 그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 점은 이 원장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금감원 내부직원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원장이 그처럼 중요한 문제를 직접 결정할 수 있을까. 만약 그같은 결정이 이뤄졌다면 그것은 이 원장이 단독으로 할 수 없었을 것이며,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