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춘식씨, 검찰 조사서 고백…현대미술관 “신빙성 떨어진다”
이 사건은 1999년 7월 <일요신문>이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미인도 또 가짜 논쟁 : 고미술업계 수사과정 검거된 권춘식 씨 “내가 그렸다” 고백(373호)’이란 제목으로 최초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권 씨는 고미술업계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이던 검찰 수사망에 걸려 미술품 위조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었다. 조사과정에서 권 씨는 “천 화백 그림으로 알려진 미인도를 그린 사람은 나”라고 양심선언을 했다.
하지만 위조범이라 주장한 사람이 나타났음에도 진위 여부는 재검토되지 않았다. ‘위조범이 나타날 경우 책임을 지겠다’던 국립현대미술관은 “권 씨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맞섰다. 권 씨가 주장하는 위작 연도인 1984년과 그림이 현대미술관에 이관된 연도인 1980년의 시기가 달라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검찰도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이라며 수사를 접었다.
권 씨는 지난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싶다”며 “내가 그린 것이 확실하다”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때 권 씨는 당초 1984년에 미인도를 그렸다는 주장과 달리 “1979년에서 1980년 초까지 누군가의 의뢰로 논란의 ‘미인도’를 그렸다”며 “천 화백의 미인도가 실린 달력 등 인쇄물을 보고 모사했으나 약간의 변형을 줬다”고 주장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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