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준대도 싫다고 돌려보냈지
이 ‘돈봉투 발언’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주목을 받게 된 그는 “언론에서 이번에 그 얘기를 부각시켰을 뿐 평소에도 자주 하는 말”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공직에 몸담아 오면서 수많은 돈의 유혹을 경험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음은 김 지사가 들려준 ‘돈봉투의 추억’.
“아주 여러 번 그런 일을 겪어 보았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부모형제끼리 돈을 주고받는 것도 문제가 된다. 나는 야당에서 주로 대통령을 상대로 많이 싸워오다 보니 여당으로부터 늘 요주의 감시 대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주변 정리를 잘못한다면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입장이었다. 또한 나 스스로 청렴결백을 주장해왔는데 돈 문제에서는 더 더욱 조심해야 하지 않겠나. ‘청렴’은 내게 선택이 아니라 목숨과도 같은 문제다.
그런데 간혹 아주 잘 아는 가까운 사람이 청탁을 할 때면 정말 괴롭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돈을 들고 올 때는 거절해도 아무렇지 않다. 선거 때는 그런 사람이 꽤 많지. 한번은 간판을 꽤 여러 군데 걸고 있는 한 유명 기업의 인사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자기도 학생운동을 했다면서 나를 존경한다고 하더라. 자기 마음에 내가 제일 좋고 돈도 별로 없을 것 같다면서 돈을 가져왔었다. 뜻은 좋은데 나는 안 된다고 했더니 나더러 복지시설을 지명하면 그리로 갖다 주겠다고 하더라. 그것도 싫다고 했더니 그 사람이 이해를 못 하더라. 이런 경우가 없다면서. 그렇게 돌려보냈더니 보좌관들이 우리한테 얘기하시지 왜 돌려보냈느냐고들 했다(웃음). 어제도 상품권 몇 십장 받은 공무원들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내가 중징계하라고 지시했다. 그런 것에 비하면 우리한테 들고 오는 건 단위가 엄청 크다. 100만 원, 몇 십만 원 정도가 아니라 그것의 열 배, 백 배 정도 되는 돈이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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