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된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연합뉴스
한화는 일단 선수단 운영의 전반적인 관리를 박종훈 신임 단장에 맡긴다고 발표했다. 김성근 감독은 1군 경기의 현장에 관한 지배로만 영역을 축소하고 육성 및 선수단 운영 전반에 프런트 시스템을 가동하겠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동안 현장 전반에 대해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던 김성근 감독이 자신의 영역을 대폭 축소한 구단의 제시안을 받아들인 배경이 무엇일까.
익명을 요구한 한화의 한 관계자는 비난의 중심에 있는 김성근 감독으로선 어쩔 수 없이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박종훈 한화 이글스 신임 단장의 LG 트윈스 감독 시절 모습. 일요신문DB
한화는 김성근 감독으로 인해 일부 팬들로부터 계속 비난을 받았다. 언론의 전방위적인 공격과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상황에서도 한화가 김성근 감독과 헤어지지 못한 이유는 잘 알려진 대로 구단의 결정이 아닌 그룹 차원의 결정이 선행돼야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단 유임으로 결정된 김성근 감독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내년 시즌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켜야 한다는 당위성과 꾸준히 제기된 ‘혹사 논란’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느냐 하는 것도 문제다. 무엇보다 선수들과의 신뢰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사면초가에 빠진 김 감독은 1년 후에 자연스레 퇴장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박종훈 신임 담장이 김 감독의 카리스마에 눌리지 않고 소신대로 선수단을 운영할 수 있을까. 현장과 프런트의 관계로 다시 만난 그들이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