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의원들은 차기 당 대표로 정대철 의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무현 당선자 취임 이후 차기 민주당 대선 주자감으로는 정동영 의원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선 이후 당내 개혁파 의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인적청산’ 요구에 대해서는 대체로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당 대의원들은 ‘민주당 해체’ 요구에 대해서는 과반 이상의 대의원이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한화갑 대표의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는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71%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전당대회에서 60% 가까운 대의원이 한 대표를 지지했던 상황과 비교해 볼 때, 대선을 거치며 민주당 대의원들 사이에 적지 않은 민심의 변화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 민주당 대의원 5백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차기 당 대표로는 정대철 의원(왼쪽)이, 차기 대선주자로는 정 동영 의원(오른쪽)이 꼽혔다. | ||
이 같은 결과는 <일요신문>이 지난해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선정된 민주당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번 전화설문조사에는 전국적으로 총 5백 명의 민주당 대의원들이 응답했다.
민주당 대의원들은 대통령 선거 이후 민주당에 불어닥친 ‘정당개혁’의 목소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이후 민주당 개혁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요구돼 온 ‘민주당 해체’ ‘인적 청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조사에 응한 대의원의 81.8%가 ‘인적청산’에 공감을 표했고, ‘민주당 해체’에 대해서는 37.6%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민주당 해체’ ‘인적청산’ 모두 반대한 대의원은 8.8%에 그쳤으며, ‘기타’ 의견은 9.4%로 나타났다. 한화갑 대표의 차기 전대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 대의원 가운데 71%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했고, 17.4%만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한 대표 차기 불출마 선언에 대한 이 같은 응답률은 ‘인적 청산’에 대해 강한 지지 의사를 피력한 대의원들의 민의가 한 대표 퇴진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대한 설문에서는 ‘노무현 당선자 취임 이후 4~5월경’을 꼽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47.8%), ‘노무현 당선자 취임 전’이라고 답한 대의원도 26%에 달했다. 이 같은 응답률로 보아 민주당 대의원들이 조기에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노무현 당선자 취임 이후 9~10월경’이라고 답한 대의원은 14.4%, ‘2004년 총선 직전’이라고 답한 경우는 5.6%에 그쳤다.
한편, 차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질문에는 선대위원장을 지낸 정대철 의원이 34.4%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정동영 의원이 17.2%로 2위, 김원기 특대위원장이 9.2%로 3위, 박상천 한광옥 최고위원이 6.2%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한화갑 대표’라고 응답한 대의원은 전체의 5.4%, 김상현 의원을 꼽은 대의원이 3.8%로 나타났다. 대표적 개혁인사로 꼽히는 추미애 의원과 신기남 의원은 각각 2.6%와 1.6%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민주당 차기 주자감을 묻는 설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25%가 정동영 의원을 꼽아 주목된다. 정대철 의원이 7%로 그 뒤를 이었고, 추미애 한화갑 김근태 한광옥 순으로 지지율이 나타났다. 이밖에 개혁파 의원들 가운데 천정배 신기남 의원과 중진 인사 가운데 김원기 박상천 의원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아직 노무현 당선자가 취임 이전이라는 점에서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아직 이르다’는 응답자가 전체 58%를 차지했다.